주가 오르는거 알면서, 처분하는 '왕개미'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 에스피지株 일부 매각···"기업 성과를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제가 팔면 주가가 오릅니다. 회사가 좋아지지 않는다고 하면 팔지 않습니다. 기업 성과를 여러 투자자들과 공유하기 위해서입니다." '슈퍼개미'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사진)의 말이다. 그는 최근 에스피지 주식을 일부 처분했다. 특히 이 회사가 올해 턴어라운드하며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주식을 처분해 그 배경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박 대표는 지난 15일 기어드모터 전문업체 에스피지의 주식 13만5874주를 주당 6500원, 총 8억8300만원가량에 처분했다. 이에 따라 2011년 8월 7.25%였던 지분율은 4.65%로 떨어졌다. 박 대표가 에스피지 주식을 처음 매입한 시기는 지난 2009년.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때는 2011년 4월이다. 당시 그는 주당 4988원에 73만1200주를 사들이며 5.61%를 보유했다. 이후 2012년 상반기까지 매수하다 같은 해 하반기에는 주로 매도했고, 작년 8월 다시 매수했다. 박 대표는 이날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일부 수익이 났고, 올해 에스피지가 턴어라운드하며 주가가 오를 것으로 봤기 때문에 지분을 팔았다"고 말했다. 실제 증권사 연구원들도 에스피지가 올해 흑자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에스피지 BLDC 모터의 경우 기존 거래처인 하이얼뿐 아니라 사용범위가 에어컨 실내외기용, 공기청정기, 제습기, 에어워셔, 복사기 등까지 확대되고 있다.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데도 주식을 판 것은 의외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기업은 사람들에게 재화나 서비스를 제공해 삶을 윤택하게 하는 공동 운명체이자 삶의 터전"이라며 "주식은 단순히 사고팔아 매매차익을 남기는 것이 아닌, 기업의 성과를 공유하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익을 공유하기 위해 올라갈 줄 알면서도 팔았다"며 "지난 4월 매도한 와토스코리아 역시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판 것"이라고 덧붙였다.세간의 관심이 부담스럽기도 했다. 그는 "사람들이 보유 종목을 추종 매수하는 경우도 있는데 무턱대고 따라하면 안 된다"며 "지분율이 5% 이상이면 종목이 공개돼 있어 부담스럽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 "현재 투자는 모멘텀이나 테마 투자에 국한된 경우가 많은데 이런 상황에 주식투자가 국한되면 앞으로 빈익빈부익부가 커질 것"이라며 "성장할 기업 발굴해서 동업자의 눈으로 투자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현재 30~40개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는 그는 이런 신념을 담아 내달 초 '돈 일하게 하라, 당신도 행복한 투자자가 될 수 있다'라는 책을 발간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IMF 이후 기업은 16% 이상 고성장하는 동안 국가와 개인은 2~4% 정도 밖에 성장하지 못했다"며 "기업에 투자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고, 자본시장은 서민의 희망"이라고 강조했다.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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