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치러진 노원구 사무관 승진 논술 고사에서 43명 중 1위로 사무관 승진 화제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서울 노원구(구청장 김성환)는 유일하게 사무관 승진 과정에 논술고사를 치르는 자치구다.간부 공무원이 되려면 자기 의사를 논리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춰야 한다는 김성환 구청장의 뜻에 따라 벌써 몇년째 시행하고 있다.옳은 판단인 것같다. 공무원들에게 가장 부족한 부분이 글 쓰는 실력으로 보이기 때문이다.이런 가운데 24일 치러진 노원구 사무관 논술고사에서 박영래 홍보팀장(48)이 대상자 43명 중 1위를 차지해 사무관 승진 대열에 당당히 합류했다.김성환 노원구청장이 논술고사 1위자는 평점 서열에 관계 없이 사무관으로 승진시키겠다는 약속에 따른 것이다.이때문에 노원구에는 논술고사 시험을 위해서라도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분위기가 정착돼 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박 팀장은 1992년 동대문구에서 공직생활의 첫발을 디딘 후 동대문구 총무과 인사팀을 거쳐 그해 서울시로 전입됐다. 2002년 월드컵추진반을 시작으로 서울시 총무과, 민원조사담당관, 조사담당관을 거처 은평병원에 근무하다 2006년 오세훈 시장 취임과 동시에 시장비서실에 발탁돼 3년6개월 동안 시장 비서실에서 근무했다.이후 서울시립대학교로 옮겼다.박 팀장이 홍보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한 일화도 유명하다.
박영래 노원구 홍보팀장
박 팀장이 2010년 서울시립대학교 입시전략팀장 재직 시 한 시립대교수가 그에게 ‘싱크탱크’라는 별명을 부쳐줬다. 통상 시립대학교 입시홍보팀장은 대외적인 홍보활동보다 입학상담 등 내부적인 활동에 전념하다 2~3년 근무한 후 다시 서울시로 돌아가곤 했다. 그러나 박 팀장은 서울시립대학교 인지도를 끌어 올리기 위해 전국을 돌며 입시설명회를 개최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현실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것을 한탄하며 365일 전국을 누비며 입시설명회를 개최했다. 지금은 반값등록금 등으로 인지도가 꽤 올라갔지만 그 당시 박 팀장은 시립대의 인지도 향상을 위해 고민하고 연구한 끝에 전국의 우수한 고등학교를 방문, 입시설명회를 개최하는 것이라고 판단, 후배들을 설득하며 전국을 누볐다. 그 결과는 대 성공이였다. 지방의 특목고, 외고, 자립형 고등학교 학생들 지원이 봇물을 이뤘다. 새로운 분야에 강한 추진력을 가지고 스스로 개척하는 모습을 보며 서울시립대 오동훈 교수가 박 팀장을 ‘싱크탱크’란 별명을 부쳐주었다. 박 팀장은 2011년 노원구청으로 발령을 받아 영상홍보팀장을 잠시 맡은 후 2년6개월동안 홍보팀장을 맡았다. 지금 김성환 노원구청장의 대표 트레이드마크가 된 ‘자살예방 사업’ 홍보를 위해 집중과 선택을 통해 신문사와 방송사에 적극적인 세일을 펼친 결과 2012년2월 D일보 1면에 노원구 자살예방사업을 다룬 ‘진지 잡수셨습니까? 이 한마디의 기적’ 이란 기사를 필두로 ‘S 방송 현장 21’ 등 각종 언론에 주목을 받은 것은 박 팀장의 적극적인 홍보마인드에서 비롯된 결정체였다. 그래서였을까. 극심한 스트레스와 과로 때문에 심장에 강한 통증을 느껴 2012년 백병원에 입원, 심장에 ‘스텐드’ 하나를 심기까지 했다. 김성환 노원구청장의 민선 5기 대표상품인 자살예방사업은 모든 언론에서 다룰 만큼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이끌어 냈는데 이 모든 것은 박 팀장으로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였다. 심지어 2012년 말에는 노원구 자살예방사업이 뉴욕타임지에 소개되기까지도 했다. 구정 주요 시책사업을 1회성 홍보로 끝내지 않고 계속해서 사업 내용을 보도자료를 작성, 언론에 적극적으로 알리는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또 올해는 목민행정의 최고 권위로 평가받는 ‘다산목민대상’ 본상의 수상을 노원구가 안는 영광도 누렸다. 노원구 방사성 도로폐기물 파리와 관련, 적극적인 대응보도로 언론의 우호적인 분위기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매일 오전 6시30분까지 사무실에 출근, 신문스크랩 등 그날 언론의 중요한 사항 하나까지 꼼꼼히 챙기는 것은 물론 토·일요일에 사무실에 출근, 기획 보도자료를 발굴하는 등 프로급 수준의 홍보맨 자질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박 팀장은 자신의 능력 향상을 위해 2011년 서울시립대학교 도시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할 만큼 주경야독을 하며 성실하게 맡은 바 일을 열심히 했다. 이런 모든 것이 자양분이 돼 지난 24일 실시된 2014년 상반기 논술시험(500여 쪽에 이른 '성장의 한계' 책을 읽고)에서 응시자 43명 중 당당히 수석을 차지해 이번에 승진하게 됐다. 박 팀장의 논술은 전 직원에게 공개됐다.박 팀장을 아는 주변사람들은 그를 '지칠 줄 모르는 열정과 사명감으로 책임감이 넘치며, 할 말은 하며 일하는 공무원'으로 평가한다. 박 팀장은 7월1일자로 사무관 발령을 받게 된다.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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