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20여개국 출장…"전문성·치밀함 갖춰 예산 낭비 비난 막아야" [아시아경제 김동선 기자, 김보경 기자, 김민영 기자, 주상돈 기자] 국회의원의 해외 출장은 입방아에 자주 오른다. 외교단체 중 하나인 의원친선협회(이하 친선협회)는 상임위원회와 함께 의원들이 해외 출장을 가는 창구로 활용된다. 친선협회의 설립 목적이 출장은 아니다. 해외 의원들과 네트워크를 쌓고 각국 의회 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1966년 한독의원친선협회를 시작으로 현재 108개 국가와 친선협회를 맺었다. 한 국가당 회장 1명, 부회장 2명, 이사 4명으로 구성되는데 협회 수가 워낙 많다 보니 의원 한 명이 2~3군데에 이름을 올려놓기도 한다. 국회사무처 국제국은 19대 임기 중 상대국에 한 차례는 방문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즉, 한 해에 20개국 이상에 출장 계획을 잡는 것이다. 지난해 친선협회는 20개국에 출장을 갔다. 올해는 지금까지 4개국에 다녀왔으며, 연말까지 총 39개국에 출장 계획이 잡혀 있다.친선협회가 두각을 나타내는 경우는 우리 정부와 외교채널이 구축되지 않는 국가와 교류할 때다. 이렇다 보니 협회 활동을 축소할 수도 없고 외유성 출장이라는 비판을 막아야 하는 딜레마에 놓일 때도 있는 것이다. 정해진 예산이 있기 때문에 해외 출장은 보통 중진급 의원으로 구성된 회장ㆍ부회장 1명씩만 간다. 모 초선 의원실 관계자는 "친선협회는 거의 회장 중심으로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그 외 상당수 의원들은 자신이 어느 단체에 속해 있는지조차 모를 것"이라고 털어놨다. 이에 반해 한불의원친선협회장을 맡고 있는 5선의 정세균 의원은 "출장 시 동행하는 의원 수가 너무 적다"며 "하는 일 없이 왔다 갔다 하는 건 자제해야겠지만 그렇다고 활동이 위축돼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지난해 친선협회 출장은 회당 소요 예산이 많게는 약 8200만원(한ㆍ아르헨티나와 한ㆍ칠레 친선협회)이지만 실질적인 성과는 딱히 눈에 띄지도, 말로 설명하기도 힘들다. 이에 대해 국제국 관계자는 "특정 사안이나 목표를 갖고 접근하는 게 아닌 의원 간 교류를 통한 친선 및 국가 간 협력 증진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출장 결과보고서는 국회 홈페이지에 공개된다. 하지만 2011년에 4월 방문한 결과보고서가 2년이 넘은 2013년 7월에 나오거나, 국가 개황 설명이 주를 이루는 '구색 갖추기식' 보고서도 많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 의원들만 해외로 나가는 것은 아니다. 친선협회가 해외 의원들을 초청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국의 친선협회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최근 외국 의회의 친선협회가 우리나라의 초청에 응해 방한한 사례는 2012년 한 차례(한ㆍ오스트리아 친선협회)뿐이었고, 지난해에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해당 국가나 의원의 사정으로 초청에 불응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올해는 멕시코, 폴란드, 니카라과 등 3개국의 친선협회가 한국을 방문했다. 국제국 관계자는 "한 해에 초청장을 보내는 국가가 5~6곳 된다. 과거에 상대국들에 보내놓은 초청장들이 제법 많기 때문에 최근엔 많이 보내지 않는다. 초청에는 기한이 없다. 예전에 보낸 곳에 또 보낸다면 결례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친선협회는 18대 국회 때 18개, 19대 때 2개 더 늘었다. 지난해 김기식, 김현숙 의원이 각각 한ㆍ네팔과 한ㆍ오만 친선협회를 제안했다. 조관식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국회입법정책연구회 부회장)는 "상대국에 대한 얕은 전문성과 인맥으로 우리나라 외교 현안과 상대국의 정책 결정과정에 영향력을 거의 끼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일본의 경우는 외교 목표를 설정한 후 상대국 교섭 대상자의 식습관까지 파악할 정도로 치밀한 정보를 가지고 접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조 교수는 ▲전문성을 고려한 외교단체 배치 ▲의원외교-행정부 연계 시스템 구축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상호 방문 및 인맥 형성을 할 제도적 뒷받침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의원외교를 결과보고서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의원 외교성과를 본회의에 보고토록 하는 등 정보가 공개되도록 함으로써 외유성 출장 비난을 막아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관련기사]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주상돈 기자 d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획취재팀 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기획취재팀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기획취재팀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기획취재팀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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