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에만 쏠렸던 관심, 해외·하이일드로 이동
2014년 상반기 자금유입 상위펀드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저성장·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펀드시장 지형에도 큰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큰손'들의 자산배분 개념이 널리 퍼지면서 국내주식형 펀드에 쏠렸던 관심이 해외·배당·하이일드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26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주식형 펀드의 가치주 쏠림 현상이 심화된 가운데 배당·자산배분 펀드들이 자금을 끌어모으며 틈새시장 공략에 성공했다. 그간 국내주식형 펀드에 밀려 뒷선에 있던 펀드들이 새롭게 부상한 것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배당프리미엄증권자투자신탁(주식혼합-파생형)' 펀드는 올해 설정액이 2281억원(25일 기준) 불었다. 이는 전체 공모펀드 가운데 2578억원을 끌어모은 '한국밸류10년투자증권투자신탁 1(주식)' 다음으로 설정액 유입이 많다. 가치주로 점철된 올 상반기 펀드시장에서 차별화된 성과라는 평가다. 주가수익률, 수출증가율 등 국가 경제의 성장을 대표하는 펀더멘털 지표들이 정체되자 배당 수익에 눈을 돌리는 투자자가 그만큼 많아졌다는 의미다. 이 펀드의 연초 후 수익률은 8.09%로 같은 기간 국내혼합형 펀드의 평균수익률인 1.05%를 크게 웃돈다. 임종필 현대증권 연구원은 "국내증시의 배당수익률과 배당성향은 향후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며 "위험자산의 변동성을 낮추고 장기적 수익률을 추구하는 관점에서 배당펀드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펀드에 밀려 '찬밥' 신세였던 해외 펀드가 반짝 고개를 든 것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슈로더투자신탁운용의 '슈로더유로증권자투자신탁A(주식)' 펀드는 올 상반기 설정액이 1642억원 늘었다. 브릭스·중국 펀드의 환매가 지속되는 가운데 유럽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진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25일 기준 유럽주식에 투자하는 31개 공모펀드의 연초후 평균수익률은 5.18%로 해외주식형 평균인 -1.70%를 크게 웃돈다. '슈로더유로펀드'는 연초후 수익률 6.16%로 유형평균을 웃돌면서 자금유입과 성과 모두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이 펀드는 비방디, 인테사 상파올로, BNP파리바, 에넬, 소시에테 제네랄 등의 유럽주식에 주로 투자한다. 슈로더투신운용 권문혁 이사는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자 강남 큰손들을 위주로 장바구니에 유럽펀드를 담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유럽펀드의 최근 성과가 좋으면서 환매도 늘고 있지만 꾸준히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산배분펀드의 약진도 두드러지고 있다. 블랙록자산운용의 '블랙록글로벌자산배분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재간접형)(H)'은 올 상반기 1355억원을 더 유입시켰다. 이 펀드의 연초후 수익률은 3.78%로 같은 기간 해외혼합형 펀드의 평균수익률 3.81%보다 다소 낮지만 15개에 이르는 해외자산배분 펀드의 평균수익률인 2.22%를 상회하면서 선방했다.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 역시 큰손들의 관심을 받으며 부상했다. 일반적으로 하이일드 펀드는 고수익·고위험을 추구하지만, 해외 하이일드 채권은 국내 하이일드 채권보다 안전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단기 위주로 자금을 넣고 있다. JP모간자산운용의 'JP모간단기하이일드증권자투자신탁(채권)'는 올 들어 설정액이 4420억원 불어났다. 올 상반기 42개에 이르는 글로벌하이일드채권의 연초후 수익률은 4.77%로 해외채권형 평균수익률 4.65%를 앞선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자산배분 개념이 확대되면서 국내 주식에만 쏠리던 투자자 관심이 해외, 배당, 하이일드, 인프라 등으로 이동했다는 것은 의미있는 변화"라고 짚었다.서소정 기자 ss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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