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미사일 시설 더 정밀하게 감시하는 길 열린다

미국 규제완화로 민간위성도 해상도 25cm급 위성사진 촬영

[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미국 정부가 상업용 위성사진의 해상도 규제를 대폭 완화함에 따라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동향을 더욱 정밀 관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그동안 일반에 공개돼 온 북한 핵·미사일 시설의 위성사진 해상도는 미국 정부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해상도를 규제한 탓에 50cm 급에 묶여 있었지만 앞으로는 25cm급 사진을 촬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해상도 숫자가 적으면 적을수록 더욱 정밀한 사진이 된다.

민간위성이 촬영한 북한의 동해 로켓 발사시설 모습

미국 안보 전문 매체 글로벌 시큐리티 뉴스와이어(GSN)의 16일자(현지시간)보도에 따르면, 미국 상업위성 기업인 디지털 글로브는 지난 11일 미 상무부로부터 최고 해상도 사진의 판매 면허를 획득했다고 발표했다.이로써 디지털글로브는 당장 해상도 40cm급 사진을 판매할 수 있게 됐다.디지털글로브는 현재 지오아이-1(해상도 41cm), 월드뷰-1(해상도 50cm),월드뷰-2(해상도 0.43cm) 등 5개 위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해상도 50cm 이상의 사진을 촬영해 판매하고 있다. 디지털글로브는 우선 오는 8월13일이나 14일께 해상도 31cm급 '월드뷰-3 위성'을 발사하고 '지오아이-2'위성의 발사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신규 면허 취득으로 월드뷰-3 위성이 가동에 들어간지 6개월 후부터 해상도 25cm급 사진을 판매할 수 있다고 밝혔다.이를 위해서는 월드뷰-3 위성의 궤도를 낮춰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이런 계획이 없다고 GSN은 전했다. 따라서 당장 해상도 25cm 급 사진을 수요자들이 구매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디지털 글로브는 또 기존 월드뷰-1 위성의 궤도를 이전하고 다른 위성과 결합해 같은 지역을 오전, 오후에 걸쳐 촬영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이에 따라 북한의 대량살상 무기 관련 시설을 하루 중 다른 시간대에 내려다 볼 수 있어 북한의 움직임을 포착하기가 쉬워졌다.이 같은 소식에 구매자들의 반응은 좋다.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 동향을 분석하는 존스홉킨스 대학의 전문사이트 '38노스'를 비롯한 연구소 등은 북한의 동해 로켓 발사장의 발사준비 상황 등을 담은 반경 25~30km를 담은 위성사진 1장을 상업위성 업체로부터 300~500달러에 구입해왔다.워싱턴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의 위성사진 분석가 닉 한센 연구원은 17일(현지시간) 위성사진 해상도 규제가 풀리면서 북한 핵과 미사일 동향을 더욱 세밀히 관찰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고 미국의 소리방송(VOA)이 전했다.북한이 영변 원자로에서 폐연료봉을 꺼내 주변 수주로 옮길 때 기존 위성 사진으로는 폐연료봉이 희미하게 나타났지만 25cm급 고해상도 사진에서는 뚜렷이 식별 가능해 적절하고 신속히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그는 예상했다.또 한 때 피뢰침과 혼동됐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의 신형 접시안테나도 해상도가 높아지면 정확히 포착할 수 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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