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은 '성장', 이 회장 입원 또 다른 '메기'로 작용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아버지 이병철 선대회장이 강조해 온 '메기론'을 삼성 경영방침에 적용해 왔다. 삼성그룹이 위기를 돌파하고 오늘의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선 것은 평소에도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 넣은 이 회장의 '메기론(회사에 긴장감을 불어 넣는 존재)'이 배경이 됐다. 메기론은 메기와 함께 있는 미꾸라지가 살기 위해 튼튼해지듯 적절한 자극과 위기의식이 회사의 성장을 유도한다는 철학이다. 9일로 이 회장이 지난달 10일 급성 심근경색으로 입원한지 한달이 지나면서 또 다른 메기 역할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회장이 고비를 넘기고 회복중이지만 입원이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면서 삼성그룹 전체도 긴장감이 돌고 있다. 이 회장의 입원이 또 다른 '메기'가 된 셈이다. 이 회장 입원 후 삼성그룹의 행보는 숨가쁘게 움직이고 있다. 이 회장의 입원이 자극이 된 일종의 메기효과다. 회장의 부재로 인한 경영 공백을 없애기 위한 경영진들의 새벽 출근, 주말 출근을 통한 긴장감은 이 회장 취임 이후 최고조에 들어섰다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직원들의 출근도 조금씩 빨라지고 있다.각 사업부 별로 차세대 세계 1등 제품을 찾아나서는 등 기술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회장이 병상에 누운 뒤 지난해부터 추진돼 오던 사업재편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삼성그룹은 지난달 8일 삼성SDS의 상장을 발표했다. 이 회장이 입원하기 이틀 전이다. 이후 이달 3일 삼성에버랜드의 상장을 발표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사업재편과 지배구조 재편의 핵심은 '단순화'와 '성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면서 "진행되고 있는, 또는 앞으로 진행될 사업재편을 지켜보면 알겠지만 글로벌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중첩 사업을 정리하고 목표를 정확히 설정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배구조 재편 역시 기존 순환출자 구조의 필요 없는 곁가지를 쳐내고 단순하고 투명하게 만드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지주사 전환, 순환출자 유지 등의 문제는 회사가 가장 잘 성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설명에 따라 삼성그룹은 삼성SDS와 삼성에버랜드의 상장과 함께 각 계열사들의 본격적인 성장에 주력할 방침이다. 상장을 통해 오너 3세들의 상속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한번 삼성그룹이 재도약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것이다. 삼성 관계자는 "이 회장은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한 효과로 항상 메기론을 강조했다"며 "매기론이 그룹 전반에 문화로 자리잡혀 있는 상황에서 이 회장의 입원이 일종의 매기효과의 메신저 역할을 한 것 아니겠냐"고 분석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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