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이 선거?…'공보물 꼭 읽어보고 투표합시다'

대부분 뜯지도 않고 쓰레기통으로…공약·전과기록 등 객관적인 정보 체크를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6·4 지방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채 열어보지도 않은 선거공보물들이 봉투째 쓰레기장으로 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보물만큼 후보들에 대해 효과적으로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투표장에 가기 전에 반드시 읽어봐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3일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22일 전국 3486개 읍·면·동에 투표안내문 2000여만장과 후보자 선거공보물 4억여장이 전국 약 2000만세대에 발송됐다. 선거구별 출마 후보자 수, 공보물의 분량, 운송거리, 무게 등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공보물 한 부당 제작·운송비용은 약 3000원 정도. 이를 전국 유권자 세대수로 곱하면 약 600여억원에 달하는 금액이다.그러나 이렇게 많은 비용이 들어간 공보물들은 그대로 버려지는 경우가 흔하다. 주택 현관이나 아파트 우편함에 방치된 채 쌓여 있는 공보물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영등포구의 한 오피스텔 관리인 김상문(57)씨는 "사람들이 납부고지서나 신문은 가져가지만 공보물은 버리기 귀찮은지 일부러 안 가져간다"며 "일주일이 넘도록 그대로 있으면 내다 버리고 있다"고 말했다.유권자들은 공보물에 담긴 정보가 너무 많고 형식적인 내용만 가득해 좀처럼 관심이 가지 않는다고 말한다. 최근엔 인터넷 등에서 쉽게 후보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만큼 굳이 공보물을 확인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이들도 많다. 성균관대 3학년 이사랑(25·여)씨는 "스마트폰으로 후보자에 대한 정보를 쉽게 알 수 있어서 공보물은 보지 않는다"며 "후보들이 동영상이나 음악 등을 통해 홍보하는 것들이 훨씬 재미있고 정보전달력도 좋다"고 말했다.그러나 전문가들은 선거 하루 전에 반드시 해야 할 일로 '공보물 확인하기'를 꼽는다. 공보물에는 후보의 공약과 전과이력, 철학 등 후보들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정보들이 담겨 있기 때문에 이를 반드시 읽어보고 투표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허만호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유권자들은 아직까지도 공보물에 담겨 있는 객관적인 정보보다는 학연, 혈연, 지연 등만 고려하고 투표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제는 후보에 대한 정보를 꼼꼼히 파악해 투표장으로 가는 선진 시민의 의식수준을 보여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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