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민영병원 약진…고급 의료 놓고 글로벌 경쟁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1.중국 푸싱(復星)의약이 미국계 사모펀드 TPG캐피털과 함께 지난 4월 미국 헬스케어 회사 친덱스를 4억6100만달러(약 4700억원)에 사들였다. 푸싱의약은 친덱스를 앞세워 중국에서 통합 가족 헬스케어 체인 병원을 운영할 계획이다. 친덱스는 이미 중국에 진출해 병원을 운영 중이다. 푸싱의약은 친덱스의 선진의료 이미지와 노하우를 활용해 통합 가족 헬스케어 시장에 진출하려고 한다. #2.아시아 최대 의료 서비스 회사 IHH는 최근 홍콩에 대형 병원을 착공한 데 이어 앞으로 5년 동안 중국과 인도에 17개 병원을 열기로 했다고 최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전했다. IHH는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 주식을 상장했고 현재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베트남 등 9개국에서 33개 병원을 운영한다. IHH는 시가총액 기준 아시아 최대, 세계 두 번째 의료회사다.

중국 베이징 허무자병원의 희망종양센터. 미국 의료회사 친덱스가 세워 운영한다. 사진=허무자병원

◆외국 병원 고급 의료 제공= 중국 푸싱의약이 사들인 친덱스는 베이징에서 허무자(和睦家ㆍUnited Family Healthcare)병원을 운영한다. 중국 최초로 외국자본이 진출해 세운 종합병원인 허무자병원은 호텔처럼 넓고 세련된 로비, 친절한 서비스, 뛰어난 의료기술로 베이징에 거주하는 외국인과 중국 상류층이 찾는 최고급 병원으로 자리잡았다. 이 병원은 중국에서 가장 성공한 외국자본 병원으로 평가된다. 푸싱의약은 '중국의 워런 버핏'으로 통하는 궈광창(郭廣昌) 회장이 이끄는 푸싱그룹의 계열사다. 궈 회장은 인수합병(M&A)을 통해 제약과 철강, 소매업, 금융 분야로 영역을 넓혔다. 지난해에는 이스라엘 의료기기 제조업체와 미국 제약업체를 사들였다. 궈 회장이 이제 미국 친덱스를 통해 자국 의료시장을 공략하겠다며 나선 것이다. IHH도 부유층 환자를 대상으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IHH는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사업을 벌인다. 싱가포르는 정부가 의료관광산업 발전을 지원한다. 명의로 인정받는 외국인 의사에게는 인가 절차 없이 의료 면허를 발급해준다. IHH가 싱가포르에서 운영하는 마운트엘리자베스 노베나 병원 로비도 럭셔리 리조트 호텔의 공간처럼 꾸며졌다. 의료기관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 이 병원에 하루 입원하는 비용은 병실에 따라 1만싱가포르달러(약 815만원)가 넘기도 한다. IHH는 이런 고급 병원을 중국에 지을 계획이다.
◆민영병원 공공의료 빈틈 메워= 중국 의료시장에 이처럼 글로벌 자본과 해외 병원기업, 중국 대기업이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미국 사모펀드 워버그핀커스는 지난해 베이징 대형 산부인과병원 암케어에 1억달러를 투자했다. 암케어는 투자받은 자금으로 최고의 산부인과 전문 의료그룹으로 도약을 꾀하고 있다. 푸싱그룹의 친덱스 인수는 중국 자본이 현지에 진출한 외국자본의 병원을 사들인 사례다. 중국 민영병원은 공공의료기관이 충족하지 못하는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중국인은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의료비 지출을 늘리고 더 고급 의료 서비스를 찾고 있다. 중국 도시 거주자의 의료비 지출은 2002년과 2010년 사이에 2배로 증가했다고 컨설팅회사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집계했다. 중국 최대 민간의료기업인 피닉스헬스케어그룹(鳳凰醫療集團)은 2010년과 지난해 6월 사이에 병상을 3배로 늘렸다. 피닉스헬스케어의 매출은 2016년까지 연간 20%씩 증가할 것이라고 도이체방크는 전망한다. 민영병원이 병상을 늘리고 있지만 중국 의료시장은 수요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또 중국 의료 서비스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국공립병원에는 문제가 많다. 중국 보건부의 통계에 따르면 2011년 기준 국공립병원 수입의 40%가 처방약에서 나왔다. 이런 구조에서 고가 약품 처방과 제약회사의 의료진에 대한 금품 제공이 비롯됐다. ◆국내외자본 진출 환영= 중국 정부는 의료시스템 개혁을 위해 민영병원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해 10월 '건강 서비스 발전을 위한 지침'을 발표하고 국공립병원 개혁에 민간자본 참여를 허용하기로 했다. 피닉스헬스케어는 이에 따라 젠궁(建宮)병원을 인수했다. 피닉스헬스케어는 또 베이징 먼터우거우(門頭溝) 구(區) 병원 등 국공립 병원의 위탁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의료 시스템을 개혁하면서 외국자본의 진출 길을 열어놓았다. 과거에는 외국자본이 중국 기업과 합작으로 병원을 설립했지만 앞으로 외국자본이 단독으로 진출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중국 의료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H3>中 진출 韓 병원 자본 경쟁력 낮아</H3>중국에 진출한 한국 의료기관 중 3분의 2 이상이 영업이익이 늘고 있다고 답변했지만 매출이 100만달러 미만이라는 응답이 24%로 가장 많았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원은 지난해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며 중국의 한국 병원은 자본 규모와 마케팅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진단했다.국제무역원은 올해 초 '빅뱅하는 중국 의료시장, 우리에게도 블루오션인가?' 보고서에서 이렇게 분석하고 "의료법인 해외진출과 관련한 법규상 제한으로 인해 투자가 영세한 규모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제도상 투자개방형 병원 설립을 통한 대규모 자본조달 기회가 차단된 점을 제한 요인으로 들었다. 또 의료법상 우리 의료법인의 해외 영리병원 직접투자가 막혀 병원장 명의로 개인투자를 하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국제무역원은 정부가 협상을 통해 향후 우리 의료기관이 중국에 독자적으로 병원을 세울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줄 것을 제안했다. 현재 대만과 홍콩은 중국 정부와 협정을 통해 중국에 독자병원을 설립할 수 있다. 국제무역원은 또 우리 의료진의 면허가 중국 내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중국 정부와 협의할 것을 건의했다. 지난해 베이징 의사면허를 신청한 한국인 의사 15명 중 단 2명만 면허를 취득했다. 지난해 9월 기준 중국 내 한국 의료기관은 38개로 나타났다. 해외로 진출한 한국 의료기관 111개 중 약 33%를 차지했다. 진료 과목은 피부ㆍ성형외과가 39%였고. 성형외과 32%, 치과 8%였다. 국제무역원이 이들 병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사업확장기라는 응답이 82%로 나왔다. 영업이익이 전반적으로 증가 추세라는 답은 71%였다. 병원 중 24%가 영업이익에 변동이 없는 상태라고 답변했다. 5년 후 영업이익 전망을 묻는 질문에 증가할 것이라는 답변이 65%였지만 투자에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투자를 늘리겠다는 비율과 현재 규모를 유지하겠다는 답변이 각각 47%로 비슷하게 나왔다. 매출액을 묻는 항목에서는 무응답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2012년 매출액이 100만달러 미만이라는 응답이 2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복수답변으로 받은 애로 사항으로는 인건비 등 고정비용 상승이 100%, 노무 환경 악화가 75%, 금융ㆍ세무환경 악화가 25%로 나타났다. 고객은 현지 중국인이 76%였고, 중국 거주 한국인 18%, 현지 외국인 6% 순이었다. 성형외과 환자는 중국 현지인이 많았고 그 외 과목 고객은 중국 거주 한국인이 많았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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