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경기 먹구름, 내수 선순환 만들어내야

기업들의 경기전망이 급격히 나빠졌다. 중소기업중앙회가 1300여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경기전망 조사 결과에 따르면 '6월 중소제조업 업황전망지수'가 91.5로 전달 96.3에 비해 4.8포인트 떨어졌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상위 600개 대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경기전망 조사 결과를 봐도 '6월 대기업 기업경기실사지수 전망치'가 94.5로 전달 101.7에 비해 7.2포인트 떨어졌다. 둘 다 4개월 만의 최저다. 중소기업, 대기업 구분 없이 기업들이 다음 달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부정적 경기전망이 다음 한 달에 한정된다면 다행이다. 그러나 그러리라는 보장이 없다. 내수부진이 지난달 세월호 참사 이후 더욱 심해진 데 더해 최근 가팔라진 환율하락 추세가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경제성장의 쌍발엔진인 내수와 수출이 동시에 힘을 잃고 있다. 그러니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이 속속 하향조정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9%에서 3.7%로 0.2%포인트 내렸다. 한국은행과 민간 경제연구소 등도 비슷한 폭으로 내리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어제 남대문시장을 찾아 중소상인들과 '현장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내수활성화 대책을 몇 가지 내놓고 하반기에는 '내수에 방점을 두고' 경제정책을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 내수활성화 대책이라는 게 전통시장 수요 촉진을 위한 온누리 상품권 1000억원어치 한시적 추가 공급, 공공부문 종사자의 청사 주변 외부식당 이용 장려, 수학여행 금지 해제 검토 등 파급 효과가 그리 크지 않은 것뿐이다. 다음 달 하순 발표할 예정인 하반기 경제정책 운용계획에도 기대가 실리지 않는다. 정부가 내수에 대한 세월호 참사의 충격을 완화하는 데 관심을 집중하고 있을 뿐 내수부진의 구조적 원인까지 찾아내서 개선하겠다는 의지는 보여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더블딥 우려까지 제기될 정도로 경제상황이 여의치 않다. 임기응변만으로는 경기하강 리스크를 극복할 수 없다. 내수확대 선순환 구조를 창출하는 대책이 필요하다. 거기에는 적어도 정부재정의 역할 확대, 임금소득 증대와 가계수지 개선, 대기업 내부유보 이익의 투자 환류 촉진이 포함돼야 한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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