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업 타격으로 당국 개입 불가피' VS '한국 경제 체질개선…충격 적어'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이달 들어 주요 신흥국 통화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원화는 강세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원화 강세가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들에 대해 전문가들이 엇갈린 의견을 내놓고 있다면서 한국 정책 당국 역시 딜레마에 빠져있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원화는 최근 1년간 11%, 지난달 이후 4.2% 뛰면서 블룸버그 통신이 집계하는 주요 31개국 통화 중 가치가 가장 많이 올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7일 5년 9개월만에 최저치인 1022원대로 떨어졌다. 이후 16거래일째 종가가 1020원대를 기록중이다. 원화 값이 오르면 수입 물가가 하락하면서 내수에 도움이 된다. 블룸버그는 환율이 떨어지면서 주유비를 1년 새 월 8만원씩 절약한 한 주부의 사례를 소개했다. 지난해 3월 리터당 1994원이던 국내 휘발유 가격은 최근 1868원까지 떨어졌다. 이 주부는 절약한 주유비로 5살 난 아들을 미술학원에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외 전문가들은 세월호 참사로 한국의 내수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원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이 소비심리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물론 원화가 뛰는 것은 한국 수출업체들에겐 타격이다. 특히 위안화 및 엔화 약세와 함께 진행되는 원화 강세는 수출 비중이 큰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한국무역협회(KITA)가 340개의 국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최근 조사한 결과 기업들은 달러당 1045원은 돼야 손익분기점을 유지할 수 있다고 답했다. 호주 웨스트팩은행의 조나단 캐버나 전략가는 "원화 강세는 기업들의 수출 규모 자체보다 수익성에 더 타격을 줄 것"이라면서 "다만 한국 정부도 환율 하락이 국내 소비를 촉진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는 만큼 강한 원화에 대한 지지점도 분명 있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최근의 원화 값 상승세는 한국 경제의 체질개선과 경상수지 흑자 등의 요인에 따른 것으로 수출 기업이 입을 피해가 생각만큼 크지 않을 것이란 반론도 나온다. 미츠비시도쿄UFJ은행의 클리프 탠 동아시아리서치 부문 대표는 "원화 강세에 따른 충격은 환율 변동에 대한 헤지를 제대로 하지 않은 일부 기업들일 것"이라면서 "정부가 우려하는 것에 비하면 원화 상승이 수출에 미칠 악영향은 훨씬 적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미국 시티그룹은 환율이 1020원을 지지선으로 정책 당국이 간접적으로 개입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JP모건의 버트 고쉐 신흥시장 애널리스트는 "경상수지 흑자 확대로 원화의 매력도가 상승했다"면서 "외환 개입에 따른 의도적 통화 절하는 한국의 이익과 맞지 않다"는 의견을 내놨다. 블룸버그통신이 26명의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원·달러 환율이 1039선을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일부에선 원화가 추가 강세를 보이면서 환율이 975원까지 내려갈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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