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놓고 18禁, 맛깔스런 변강쇠가 온다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의 연출과 극본을 맡은 고선웅(46·사진 오른쪽) 경기도립극단 예술단장.(출처: 국립극장)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남녀의 정력을 자랑하는 외설로만 치부되던 '변강쇠전'이 오늘날의 시각으로 재탄생한다. 변강쇠 대신 옹녀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진짜 사랑'을 그린다.신작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의 연출과 극본을 맡은 고선웅(46) 경기도립극단 예술단장은 19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변강쇠전에는) 우리 시대의 말초적 사랑과는 다른 휴머니티와 훈훈한 사랑이 숨겨져 있었다"고 했다.'변강쇠전'은 '흥부가', '심청가', '춘향가' 등과 함께 판소리 여섯 마당 중 하나다. 하지만 변강쇠와 옹녀가 서로의 성기를 묘사한 '기물가(己物歌)' 등이 외설적이라고 인식돼 점차 외면을 받았다.고 연출은 "변강쇠전의 기물가는 굉장히 야할 것 같지만 결국 끝은 '세간살이 걱정없네', '제사상 걱정없네' 등 삶의 밑천에 대한 이야기로 승화된다"며 "요즘 우리가 행하는 말초적인 것과 다른 휴머니티가 있어 훈훈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이번 작품은 '최초의 18금(禁)' 창극을 표방하고 있다. 김성녀(64)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은 "성행위에만 치우친 것이 아니라 묘사가 맛깔스럽다"며 "맛있는 변강쇠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생각하다가 만 18세 이상 관람가로 정했다"고 밝혔다. '변강쇠의 시대에 종지부를 찍고 옹녀의 시대를 연다'는 의미를 담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번 작품의 주인공은 옹녀다. '색골 변강쇠 이야기'와 거리를 두면서 변강쇠와 함께 '색녀'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옹녀'를 자기 본능과 삶에 충실한 한 인간으로 그린다. 작창과 작곡을 맡은 한승석(46) 중앙대 국악학과 교수는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변강쇠전을 훨씬 뛰어넘어 조선의 역사와 여인들의 아픔, 여성성의 구현 같은 부분을 요소요소에 해학적으로 풀어냈다"라고 설명했다. 공연기간도 다른 작품과 달리 길다. '변강쇠 점 찍고 옹녀'는 오는 6월11일부터 7월6일까지 총 26일간 23회 무대에 오른다. 국립창극단 사상 최장, 최다 공연이다.주상돈 기자 d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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