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1분기 호실적에도 외국계는 30%가 적자..이유는?

브로커리지 편중에 채권부문 이익 無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지난 1분기 증권업계가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모든 증권사들이 웃은 건 아니다. 특히 중개업무(브로커리지) 위주로 사업을 하는 외국계 증권사들은 상당수 적자를 면치 못했다.  16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이와증권,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증권, 바클레이즈캐피탈증권, CIMB증권 등 외국계 증권사들은 올해 1분기 각각 10억원 이상의 적자를 냈다. 바클레이즈캐피탈증권, CIMB증권은 작년 이후 매 분기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외에 적자 폭이 그리 크지 않은 회사 2곳까지 포함하면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증권사 22곳 중 30% 가량이 이익보다 손실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계 증권사들이 실적 상승 국면을 타지 못한 데는 단순한 영업 방식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도연 금융투자협회 증권지원부장은 "채권 부문의 이익 증가가 이번 증권업계 실적 개선에 큰 기여를 했는데 외국계 증권사들은 영업 비중이 브로커리지에 집중돼 있다"며 "자기자본이 평균 3000억원 수준으로 적어 채권이나 주식 쪽에 거의 투자를 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리 안정화에 따라 증권사들의 1분기 채권 관련 이익은 전 분기 대비 3431억원 늘어났다. 이에 해당 사항이 없는 외국계 증권사들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이었다.  작은 규모로도 남부럽지 않은 이익을 달성했던 외국계 증권사들은 최근 몇 년 새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증권업계가 전반적으로 불황인 가운데 금융당국의 주식워런트증권(ELW) 규제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실제 금융위원회가 지난 2012년 3월 ELW 호가를 제한한 이후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자 맥쿼리증권, 크레디트스위스증권, BNP파리바증권 등 ELW사업을 했던 외국계 증권사 11곳 중 노무라증권을 제외한 10곳이 사업을 접었다. 이에 따라 2013회계연도(2013년 4~12월) 외국계 증권사들의 순이익(잠정치)은 592억원으로 전년 대비 72.6% 줄어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현물이나 파생상품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어 있어 외국계 증권사들이 브로커리지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당분간 외국계 증권사들의 실적 악화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오종탁 기자 ta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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