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복원력 엉망에 운항과실 겹쳐 '대참사'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는 무리한 증개축으로 배의 복원력이 심각하게 떨어진 상태에서 운항을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선박 운항과 안전에 절대적인 '복원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악조건에 선원들의 운항 과실이 더해지면서 결국 돌이킬 수 없는 대형 참사로 이어지게 됐다.

▲ 지난달 16일 진도 앞바다에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

◆ 증개축으로 복원력 엉망된 세월호 = 세월호는 1994년 건조된 선박으로 2012년 9월까지 18년 동안 일본 규슈에서 운항했다. 청해진해운은 이 배를 115억원 상당에 사들인 뒤 2012년 10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전남 영암의 한 조선소에서 대대적인 증개축을 했다.공사 결과 세월호의 총 t수는 239t 증가했고 승선 인원도 116명 늘었다. 특히 40t에 달하던 오른쪽 카램프를 철거하면서 좌우 불균형이 심각한 상태였지만 이를 무시하고 운항을 강행했다. 무게중심이 51cm 올라가 이를 낮춰 복원성을 유지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던 상황임에도 청해진해운은 오히려 평형수는 줄이고 화물을 과적해 복원력을 떨어뜨리는 위험천만한 운행을 했다. 세월호가 복원성을 갖기 위해서는 적재 화물은 1077t이하, 평형수는 1565.8t으로 유지돼야 한다. 그러나 사고 당일인 4월 16일 세월호는 기준치보다 2배가 넘는 2142t의 화물을 싣고 인천을 출항했다. 이에 반해 평형수는 기준치보다 804.6t, 연료유는 362t, 청수는 140t 등 총 1308t을 적게 실은 것으로 드러났다. 청해진해운은 승무원들이 복원성 문제를 꾸준히 제기해 이를 알고 있었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오히려 사고가 발생하자 이를 숨기기 위해 화물량을 180t가량 줄이는 조작을 시도했다. 또 평형수를 줄여 출항하는 과정에서도 이를 관리하고 책임져야 할 1등 항해사가 직접 적정수위 표시 선을 조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 선장 없던 조타실…예견된 인재= 복원력을 상실한 세월호는 유속이 빠른 맹골수도로 진입하면서 15도 이상 대각도로 변침하며 급격하게 기울었다. 세월호의 복원력에 문제가 있던 것을 알고 있던 선장 및 선박직원들은 5도 이상의 급격한 변침을 해서는 안 된다는 주의를 받았음에도 이에 대한 큰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사고 당시 이준석 선장(69)은 경력이 짧고 해당 항로를 단독으로 운항한 적이 없는 3등 항해사 박모씨와 조타수 조모씨에게 조타실을 맡긴 채 침실로 갔다. 특히 조씨는 지난해 12월에도 지시를 어기고 과도한 변침을 해 입출항시에는 조타를 금지당하는 조치를 받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씨는 배가 지나는 수역의 조류를 감안해 조타기 조작을 지시해야 했지만 레이더만 참조하면서 1차 140도, 2차 145도로 급격한 변침을 지시했다. 지시를 받은 조씨는 원하는 대로 변침이 되지 않자 임의로 조타기를 우현 측 대각도로 돌렸고 선체는 결국 급격히 기울었다. 이 과정에서 부실하게 고박된 화물이 왼쪽으로 급격하게 쏠리면서 세월호의 침몰 시간을 더욱 앞당겼다. 세월호 승선 선원들은 평소 안전교육이나 해상사고 훈련도 전혀 받지 않았고 화물 고박에 대한 지식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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