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한국 인기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 영화판이 오는 6월 중국에서 개봉된다. 올초 '별그대'는 한국에서 인기를 끈데 이어 중국에서도 폭발적인 열기를 보였다. 중국에서 별그대 드라마 방영 이후 치맥(치킨+맥주)이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하는 등 문화현상으로까지 확산되며 다양한 신드롬을 낳았다. 그러나 우리 문화계는 별그대의 성공에도 마냥 환호하지 못 하는 표정이다. 바로 '한국 콘텐츠'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어서다. 중국은 거대 문화시장이다. 우리는 그동안 드라마, 영화, 'K팝'은 물론 예능 프로그램까지 팔고 있다. 심지어는 자문 및 현장 지원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한류'를 전파중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 콘텐츠 헐값 논란은 더욱 거세다. 단적인 사례가 '별그대'다.올 상반기 별그대는 중국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에서 20억 클릭 뷰 이상을 기록, 대박을 쳤다. 별그대를 수입한 중국 인터넷 사이트 '아이치이'는 엄청난 수혜를 입었다. 이에 탤런트 김수현은 아이치이측으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별그대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방영된 것은 중국이 방송사의 외국 드라마에 대한 직수입을 규제하고 황금시간대 방영을 금지한데 따른 고육책이다. 결국 인터넷 사이트로 우회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 문제가 존재한다. 그러나 이런 대박에도 불구하고 제작사는 별반 큰 수익을 얻지 못 했다. 별그대는 회당 2470만원, 총 5억1800만원에 팔렸다. 이는 중국 드라마 온라인 판권액의 30% 수준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다. 결국 '빛좋은 개살구'로 중국 인터넷 사이트만 살찌운 꼴이다. '상속자' 등 다른 드라마의 판권액도 사정은 엇비슷하다. 이번 별그대 영화판권에 대한 금액은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문화계는 드라마 수준과 엇비슷할 것이라는 관측이다.이에 한국 문화콘텐츠의 다양한 유통 경로 확보 및 국내 저작권 보호 확대, 사회적 인식 전환이 요구된다는 지적이 높다. 문화콘텐츠는 콘텐츠산업 육성과 저작권 보호라는 두개의 수레로 전진하는 특수한 성격을 지녔다. 따라서 자국내에서 콘텐츠 보호가 선행돼야 외국에서도 제값을 받을 수 있다는 논리다. 유병한 한국저작권위원회 위원장은 "한류의 대 중국 수출이 실질적인 효과를 제대로 거두기 위해서는 우리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선행돼야 중국인에게 한국 저작권 요구를 실질적으로 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우리 문화콘텐츠의 대 중국 수출은 ▲ 2009년 5810만 달러 ▲ 2010년 7495만 달러 ▲ 2011년 1억1189만 달러 ▲ 2012년 1억2393만 달러 등 연평균 28.1%의 견조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문화콘텐츠 시장 규모가 129조원(2012년 기준)로 미국, 일본 다음으로 크다는 걸 감안하면 지극히 낮은 수치다. 따라서 공동제작 등 다양한 방식의 교류, 협력을 증대함으로써 시장 규제를 극복해야 한다는 의견이다.이에 한국 정부는 중국정부와 올 상반기 중 ‘한중 영화공동제작협정’을 체결, 각종 규제 및 수출 환경의 벽을 극복할 태세다. 중국 정부 및 민간과도 2000억원 규모의 ‘한중 글로벌 합작펀드’ 조성해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특히 ‘한중 합작펀드’ 투자를 받은 콘텐츠는 공동제작물로, 협정에 따라 수입쿼터와 관계없이 중국시장 진출하거나 방송 규제 등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금기형 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 정책과장은 "콘텐츠 산업 육성 및 수출이 저작권 보호 등과 맞물려 있어 저작권 보호에 대한 인식 전환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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