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손 내밀어 준 ‘포스코 광양제철소’ 고맙습니다

다문화 가정의 든든한 이웃 ’광양제철소’

다문화가족들이 광양항 커테이너를 방문하고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아시아경제 김권일 기자]광양제철소(소장 백승관)프렌즈봉사단의 후원으로 2012년 12월 필리핀, 태국 등에서 온 외국인 여성 4명과 함께 합동결혼식을 올린 스물 세 살 네티란 푸엉씨. 제 2의 삶을 찾아 베트남의 가족을 떠나 온 그녀는 이제 곧 한국에서 ‘엄마’가 된다. 푸엉은 어머니에 대한 효심이 지극한 남편 최재영씨(45)와 함께 다압면 항동마을에서 시어머니의 매실과 대봉 농사일을 도우며 살다가 얼마 전 광영동의 작은 아파트로 분가했다. 고국에서 봤던 TV드라마 속 한국의 모습에 부푼 꿈을 안고 낯선 이곳까지 오게 된 그녀의 한국 생활은 말과 음식부터 시작해 무려 스무 살이나 차이가 나는 남편의 무뚝뚝함과 어려운 시어머니, 그리고 힘든 농사일로 인해 지쳐갔다.무엇보다도 그녀를 힘들 게 한 것은 서투른 말이 원인이 되어 일어나는 가족들과의 오해와 상대적 소외감이었다. 네티란 푸엉은 결혼식을 올려 준 광양제철소 프렌즈봉사단에게 손을 내밀었다.봉사단의 도움으로 광양시 다문화가정 지원센터에 나가 한글을 배우고 친구들을 사귀며 외롭지 않게 낯선 한국생활에 잘 적응했다. 한국으로 시집 온 지 2년.6월 2일은 그녀에게 매우 특별한 날이다. 바로 첫 아이 출산 예정일.곧 엄마가 되는 푸엉은 세상에 나올 아이를 생각하며 행복해 한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말이 서툴러서 표현하기가 어려워 시어머니와 남편에게 오해를 받아 속상해서 울었던 적이 많았는데 지금은 그런 일이 많이 없어졌다”라며 “결혼식도 올려주고 한국말을 배울 수 있게 도와 준 봉사단이 많이 고맙다”고 또박 또박 말했다. 봉사단의 따뜻한 보살핌에 힘입어 그녀는 이제 우리말도 많이 늘었고 서툰 글씨로 짧은 편지도 쓸 수 있게 됐다. 말이 서툴러서 겪어왔던 소외감도 이젠 느끼지 않게 됐다. 네티란 푸엉과 같은 다문화가정 여성에게 도움을 준 광양제철소 프렌즈봉사단은 지난 2003년 생산기술부 직원들이 모여서 만든 봉사그룹으로 1천원에서 2천원씩 매달 약 50만원 가량의 기금을 조성해 해마다 다섯 쌍의 합동결혼식을 개최하고 형편이 여의치 않은 결혼이주여성들이 고국의 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남편들과 함께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봉사단 가족들은 다문화가정 여성들에게 직접 우리말을 가르치기도 하면서 이들을 형제자매처럼 또는 자식처럼 여기고 다문화가정의 어려움을 함께하는 든든한 이웃이 되고 있다. 행정섭외그룹 이진우씨의 부인 권경숙씨(47세)는 광양시 다문화 가족 지원센터에서8년째 한글을 가르치고 있다. 푸엉처럼 가사에 전념하는 결혼이주여성들도 있지만 일을 필요로 하는 여성들을 위해 봉사단은 2013년 12월에 몽골출신 체빌마(32)씨를 제철소 안에 있는 커피숍 ‘이디아’에 ‘커피 바리스타’로 일할 수 있게 도움을 줬다. 또, 필리핀으로 여행 온 남편 박근홍씨(35·외주파트너사 근무)를 만나 한국으로 온 페드라하 줄리(29)씨도 다문화가정의 일원이 됐다.대학에서 경영학을 공부한 페드라하 줄리는 어렵다고 말하는 영어인증시험 ‘OPIC’의 최고등급을 보유한 영어능통자로 봉사단의 후원으로 합동결혼식을 올린 작년 12월부터 광양제철소 홍보팀에서 외국인 내방객에게 제철소를 안내하고 있다. 체빌마씨와 줄리씨의 일자리 찾아주기는 광양제철소의 ‘다문화가정 여성 일자리 창출’에 따라 이루어졌다. 광양제철소 양원준 행정부소장은 “회사의 별도 지원 없이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조금씩 기금을 모아 필요한 비용을 마련해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봉사라서 더욱 빛이 난다”며 “다문화가정의 여성들이 당당한 우리사회의 구성원으로 뿌리 내릴 수 있도록 봉사단의 지속적인 활동을 기대한다”고 말했다.김권일 기자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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