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성장둔화로 역(逆)도시화 위험있어

중국 국무원은 '국가신형도시화규획(2014~2020년)'을 승인, 현재 53.7%에 불과한 도시 생활 인구 비율을 2020년까지 6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한 달에 4000~5000위안(약 66만~83만원), 아니 그 이상을 벌 수 있더라도 베이징(北京)에 눌러 앉지는 않을 겁니다.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베이징 고층 빌딩 건설 현장에서 일하며 4년간 도시 생활을 경험한 농촌 출신 도시 이주자 쉬보씨의 결심이다.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의 '취약한 중산층'인 농민공(농촌을 떠나 도시에서 일하는 중국 노동자)들이 도시생활에서 큰 만족을 느끼지 못하고 있어 중국 경제 성장이 둔화하거나 사회보장제도 확대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을 경우 이들이 도시를 버리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14일(현지시간) 지적했다.쉬씨와 같은 농민공들은 서방국 기준 '중산층'과는 거리가 멀지만 중국 내부에서는 부유한 도시 생활 인구와 가난한 농촌 영세농 사이에서 중간층 역할을 한다. 그 규모만 중국 전체 인구의 20%에 해당하는 2억7000만명에 이른다. 농민공들은 하루 평균 14달러를 벌어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정한 중국의 중산층 기준인 하루 소득 2~20달러 범위 안에 있다.그런데 이들의 도시생활 만족도는 낮다. 지난해 말 기준 농민공의 35.7%만이 후커우(戶口·호적)를 통해 해당 지역이 제공하는 연금, 의료보험, 교육 서비스 등 사회 보장 혜택을 받았다. 나머지 농민공들은 벌어들인 소득 중 일부를 지출해야만 도시 생활에 필요한 서비스들을 받을 수 있었다. 도시의 높은 물가 수준은 이들의 주머니를 더 얇게 만들었다.문제는 중국의 경제가 더 이상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없어 앞으로 농민공들의 도시 일자리와 임금 상승이 보장되지 않는다는데 있다.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중국 경제가 느린 성장을 하면서 중국의 농민공 2500만명이 도시 생활을 접고 고향으로 돌아간 통계는 앞으로 중국의 느린 성장이 도시에 사는 인구 비율을 높이려는 정부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음을 예고한다.농촌에서 정부가 토지 소유권을 갖고 농가가 농지에 대한 장기적 경작권만 소유하는 토지제도도 역(逆)도시화를 부추길 수 있다. 농민공들은 도시 생활이 힘들면 언제든지 돌아갈 곳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토지개혁이 조속히 이뤄져야 정부의 도시화 계획이 정착할 수 있다고 FT는 분석했다. 중국국제금융공사(CICC)의 궈하이옌 애널리스트는 "정부가 도시 주택 및 인프라 건설에 적극적으로 투자 하고 후커우 제도와 농촌 토지제도를 개혁하려는 것도 소비 주체로 떠오른 농민공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5년 전만 해도 농민공들은 먹고 사는 문제 해결에 급급했지만 지금은 주택, 자동차, 여행 등에 주머니를 열 수 있는 소비 주체로 부상했다"고 말했다.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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