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현고가도로 46년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져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1968년 준공돼 46년간 시민들과 함께 해온 아현고가도로가 9일 본격적인 철거에 들어가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서울시 최초로 만들어진 아현고가도로는 충정로 종근당 본사 빌딩에서 웨딩사거리 약 939m 거리로 신촌과 충정로를 연결하는 근대화의 상징 고가도로다.이런 의미를 가진 아현고가도로가 역사적 사명을 다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서대문구(구청장 문석진)는 이를 기념해 8일 오후 2시부터 아현고가도로의 마지막을 함께 할 수 있는 행사를 마련했다.이날 지하철 충정로역 1번 출입구 인근 고가도로 진입로에서 ‘아현고가 철거의 의미와 지역의 나아갈 길’을 밝히는 기념식이 박원순 서울시장, 문석진 서대문구처청장, 박홍섭 마포구처장, 최창식 중구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10여 분간 진행됐다.

박원순 서울시장, 문석진 서대문구청장, 박홍섭 마포구청장, 최창식 중구청장 등이 아현고가 도로 걷기에 앞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46살 먹은 아현고가도로는 신촌로,충정로와 연계 많은 봉사를 해와 애잔한 삶을 알고 있다”며 “마지막 가는 길에 박수를 보내주자”고 참가자들 박수를 유도했다.또 박 시장은 “우리 수도인 서울은 자동차 중심에서 사람 중심도시로 큰 변화를 하고 있다”며 “아현고가도로가 철거되면 이 일대가 시민들 품으로 돌아오게 되고 인근 점포들도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46년만에 아현고가 도로가 헐리고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고 축하했다.박홍섭 마포구청장은 “ 성장과 발전의 상지이면서 고 이한열 동지가 이 길을 통해 갔던 민주화의 거리인 아현고가도로가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게 돼 기쁘기도 하고 한편 아쉽다”고 말했다.

김덕수 사물놀이패 축하 행진

최창식 중구청장은 “반세기 동안 한강의 기적을 지켜봐온 아현고가도로가 오늘 철거돼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이어 참가자들은 김덕수 사물놀이패 길놀이와 70여 개 희망깃발 행렬을 따라 폭 15m, 길이 940m 아현고가 위를 함께 걸었다. 걷기행사를 전후한 이날 오후 1~4시 공중(空中) 놀이터로 변신하는 아현고가에서 널뛰기 투호 사방치기 팽이치기 등 ‘추억의 놀이 체험’을 진행했다.또 고가 바닥에 스프레이 등으로 누구나 자유롭게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일명 ‘세상에서 가장 큰 도화지’ 행사도 열었다.아울러 아현고가 일대의 변천 과정을 담은 사진들을 고가도로 변에 전시해 시민들에게 추억을 선사했다.걷기행사 참가자들은 고가가 끝나는 지점에서 보도를 따라 신촌로터리를 거쳐 ‘주말 차 없는 거리’가 시행되고 있는 신촌로터리~연대 앞 사이 연세로까지 걸었다.이때에 맞춰 오후 3시부터 30분 동안 연세로 스타광장에서 사물놀이패와 인디밴드의 협연이 펼쳐졌다.이번 행사는 아현고가도로를 자유롭게 걸어볼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로 가족, 친구, 이웃, 연인과 함께 고가 위에서 기념촬영도 하며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원순 서울시장(오른쪽)과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이 행사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아현고가도로는 3월 말까지 철거되며 이어 7월 말까지는 그 자리에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조성된다.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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