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융합전략실 신설·신상필벌 인사원칙 강화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심나영 기자]황창규 KT 회장의 ‘삼성 DNA 심기’ 작업이 본격화됐다. 거대조직 KT를 수술하기 위해 삼성 특유의 신속한 경영판단과 의사결정 구조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27일 발표된 KT의 조직개편·임원인사의 특징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회장 산하 미래융합전략실의 신설, 둘째는 조직 ‘슬림’화와 신상필벌 원칙 강화다. 두 가지 모두 ‘삼성식 경영스타일’을 상당부분 채용한 것으로 풀이된다.미래융합전략실은 이름부터 삼성의 미래전략실과 비슷하고 그룹경영 전반을 총괄하는 콘트롤타워 역할이란 기능도 같다. KT에 따르면 미래융합전략실은 각 부문과 그룹사별 핵심역량을 진단하고, 융합을 통한 시너지 창출로 미래 성장엔진을 발굴하는 조직이다. 지난 2010년 부활한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은 회장과 계열사를 잇는 다리로 신사업 동력 발굴·시너지 창출은 물론 계열사 지원과 경영진단까지 맡아 사실상 이건희 삼성 회장의 비서실 역할을 하고 있다.또 황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지원부서를 축소하고 각 부서장에게 과감하게 권한을 위임하되 행사한 권한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삼성 인사방침의 특징인 ‘신상필벌’ 성과주의는 물론 사업부서에 최대한 권한을 몰아주는 방식까지 적극 채용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조직개편에서도 이같은 방향성이 드러난다. 지금까지 인사·총무·재무의 중핵인 코퍼레이트센터는 미래융합전략실에 기능을 이관하며 경영기획부문으로 위축된 반면, 기능과 역할이 애매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P&I(플랫폼·이노베이션), T&C(텔레콤·컨버전스)부문이 각각 ‘마케팅’, ‘IT’부문으로 재편됐고, GSS부문과 인재경영실은 ‘경영지원’부문, CR본부와 대외협력실은 CR부문으로 통합됐다. 각 사업부문의 지원조직을 전사 차원으로 옮겨 규모를 줄이고 효율은 극대화하며, 각 부문장들의 책임경영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셈이다. 이에 맞춰 임원들도 전임 이석채 회장 당시 영입된 외부인사가 대폭 물갈이되고 현장에서 오랫동안 경험을 쌓은 KT 내부자들이 발탁됐다. 이석채 전 KT 회장이 2009년 취임하고 나서 직접 영입한 임원은 36명(지난해 7월 공시 기준)이다. 이 중 19명인 52%가 27일 단행한 정기임원인사에서 물갈이 됐다. KT가 전체임원수의 27%를 줄였다고 밝힌 것을 감안하면, 본사와 지역본부를 합친 전체 임원 128명 중 34명을 축소했는데, 이중 19명이 이 전 회장이 영입했던 인물인 셈이다. 이 전 회장이 영입한 36명 중 본사 임원이자 자회사 사장을 겸직한 인물은 이강태 비씨카드 대표, 김주성 KT 미디어허브 대표, 이창배 KT이스테이드 대표, 김영순 KT 이노에듀 대표, 김진식 유스트림 코리아 대표 총5명으로, 이들의 운명은 KT 자회사 임원인사 때 결정지어 질 것으로 보인다. 김영식 기자 grad@asiae.co.kr심나영 기자 sn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2부 김영식 기자 grad@asiae.co.kr산업2부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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