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경제에서 차지하는 삼성과 현대차 그룹의 비중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기업경영 성과 평가기관 CEO스코어에 따르면 2012년 기준 두 그룹 계열사들이 거둔 영업이익은 43조1000억원으로 국내 전체 법인 영업이익(192조1000억원)의 22.4%였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11.2%였던 것이 4년 새 두 배로 높아졌다. 기업실적이 반영된 주식시장 시가총액과 법인세 징수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압도적이다. 경제의 여러 부문에서 지나친 쏠림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은 우려할 일이다. 삼성과 현대차가 잘 나가기도 하지만 다른 기업들이 오랜 경기침체로 수익성이 악화된 결과다. 지난해는 쓰러진 대기업이 적지 않은 데다 삼성과 현대차는 사상 최대 실적을 냈으니 쏠림의 정도가 더 심해졌을 것이다. 지나친 대기업 편중이나 특정기업 쏠림현상은 경제를 왜곡하고 여러 문제를 잉태한다. 대다수 기업이 어려움에 처해도 통계에는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다. 삼성과 현대차의 호실적이 물을 타기 때문이다. 삼성의 스마트폰 판매가 한계에 이르거나 현대차 판매 신장세가 꺾인다면 경제는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 연초 주식시장과 환율이 출렁인 것도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 악화 때문이었다. 쏠림현상이 계속된다면 박근혜정부가 목표로 삼은 창조경제와 경제혁신을 이끌 혁신기업이 등장하기 어려워진다. 정부도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양극화 현상을 분석하듯 경제활동에서도 기업 집중도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단순한 현상 분석 이상의 고민을 해야 한다. 특정기업에 경제력이 집중됨으로써 국가경제 리스크가 커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서비스업 육성을 통해 내수를 활성화하는 등 수출주도형 정책을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삼성ㆍ현대차 등 해당 기업들로선 글로벌 경쟁력을 잃지 않도록 지속가능 경영에 힘써야 한다. 준법ㆍ윤리 경영과 사회공헌 활동으로 모범이 되는 한편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도 노력해야 할 것이다. 독과점에 따른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 해외와 국내 소비자를 차별하는 행위도 없어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이 막연한 반기업정서를 버리고 우리 기업의 성장을 자랑스럽게 여길 것이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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