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케이신문 인터뷰...경차 세금 '약한 자 왕따' 비판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스즈키 자동차는 일본의 소형차 전문 회사다. 모터사이클과 알토 등 소형 자동차, 소형 선박과 휠체어 엔진 등을 생산하는 이 회사는 지난해 3월 말로 끝난 2012 회계연도에 연결매출액 2조5783억1700억엔, 자체 1조4225억9500억엔의 매출을 올린 회사다.
스즈키 오사무 회장
1920년 법인 등록을 해 94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스즈키를 올해 83세의 스즈키 오사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이끌고 있다. 그는 일본 최장수 경영자로 일본 자동차 업계의 견해를 대변하는 강직한 경영자로 이름이 높다.그는 최근 산케이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도 일본 정부에 직격탄을 날렸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12일 확정한 2014년도 세제개편대강에서 소비세가 5%에서 8%로 인상되는 4월1일부터 자동차 취득세를 1~2% 인하기로 하면서 경자동차세는 배기량 660㏄ 이하 경차에 대해서는 세금을 올리기로 했다.이에 따라 2015년 4월 이후 구입하는 경차 세금은 7200엔에서 1만800엔, 화물운송과 영업용은 3000엔서 3800엔으로 오른다. 경차는 일본의 서민층 수요가 많아 그동안 일본 신차 판매의 40%를 차지한 견인차였다.그는 경차 세금과 관련, “자동차 전체의 취득세 등이 감세되는 데 경차와 자전거만 인상한다”면서 “내가 말한 ‘약한자 왕따’가 시원스럽게 정해졌다”고 비판했다. 스즈키 회장은 소비세 인상이 줄 파급력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갑작스런 수요 감소와 반동이 있을 것”이라면서 “이 때문에 생산과 설비투자, 판매계획을 신중하게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스즈키자동차는 2012 회계연도에 총 287만8000대를 생산했는데 이 가운데 해외 생산이 183만4000대로 국내생산(104만4000대)를 앞질렀다.연말 목표 달성도 영향을 받을 것임을 그는 시사했다. 그는 “4 월부터 시작하는 연도 매출액 3 조엔을 넘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현실은 매우 어렵다”면서 “6월까지를 보지 않으면 올해의 태양이 찬란히 빛날지를 모른다”고 말했다.스즈키 회장은 지난해를 되돌아 본 소감을 묻는 질문에도 “스즈키 매출이 리먼 쇼크 이전인 2008년 3 조5 0억엔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한다”면서 “괴로운 1 년 이었다”고 회고했다.그는 일본이 당면한 과제 중의 하나인 원자력 발전소 재가동 문제에 대해서도 복잡한 심경을 털어놨다. 특히 스즈키의 안방이라고 할 수 있는 마키노하라시 사가라 공장 근처에 주부전력 산하의 하마오카 원전이 있어 원전에 대한 경계심은 높다.스즈키 회장은 “후쿠시마현 상황을 보고 원전 정책을 밀고 나가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전제하고 “그렇다고해서 원전이용을 중지하면 일본 경제가 성립되지 않는 만큼 정부가 어떤 형태로 후쿠시마 사고를 수습하는가에 우선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그는 “원전에서 10.5㎞ 떨어져 있는 사가라 공장은 경차 이외의 자동차 엔진과 차체를 생산할 수 있도록 배치하고 호서 공장에서 경차 엔진과 차체를 생산할 수 있게 했다”면서 “하마 오카에서 사고가 있어도 우리 매출의 절반은 확보할 수 있다. 이런 것 밖에 원전 위험에 대한 대책은 없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기후현 출신인 스즈키 회장은 1953년 주오(中央)대학 법학과를 졸업하고 아이치은행에 입사해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가 스즈키 자동차와 인연을 맺은 것은 창업자 손녀 사위로 1958년 스즈키자동차에 평사원으로 입사하면서였다. 본명이 마츠다 오사무였던 그는 결혼하면서 부인의 성을 따랐다. 그는 20년 후인 1978년 4대 사장에 취임했다. 현장 경영을 중시하는 카리스마와 품질제일주의로 사장 취임 당시 1700억엔에 불과한 매출액을 30년만에 3조엔 이상으로 늘렸다. 그는 또 지치지 않는 도전 정신으로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섰다. 1967년 태국 공장 가동을 시작으로 1975년 필리핀,1980년 호주, 1982년 파키스탄에서 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이어 1982년 인도의 마루티와 합작하는 대박을 터뜨렸고 90년대는 한국과 이집트,헝가리,베트남으로 진출했다. 인도 시장에 진출해 인도차 2대 중 1대를 스즈키차로 바꾸는 역사를 창조했다. 그는 1978년부터 2000년까지는 사장 겸 최고경영자를, 2000년부터 지금까지 14년째 회장직을 수행하며 문자 그대로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그는 은퇴를 권하는 가족과 지인들에게 “싸우다 죽겠다”라고 말해 유명세를 떨쳤다.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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