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한국은행은 9일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종전과 같은 연 2.50%로 유지했다. 지난해 5월 이후 8개월 연속 동결이다. 이달 금통위는 논란 속에 개막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대내외 변수를 고려할 때 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지만, 금통위를 앞두고 외국계은행(IB) 골드만삭스가 '인하 전망'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설전이 시작됐다. 골드만삭스는 금통위를 사흘 앞둔 6일 "가파른 환율 하락세나 시중 금리의 상승세, 증시의 약세장 등으로 경기 회복 추진력이 떨어질 수 있어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14년 사이 가장 낮았던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1.3%)도 인하설에 힘을 보탰다. 이는 '상반기 금리 동결, 하반기 금리 인상'을 예상한 골드만삭스의 종전 입장을 뒤집는 내용이어서 파장이 컸다. 보고서가 나온 날 원·달러 환율은 10.2원 급등했고, 금통위 직전 보고서를 낸 배경을 두고도 갖은 해석이 난무했다. 정우택 새누리당 최고위원의 발언도 한몫을 했다. 정 위원은 금통위 전날인 8일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획기적으로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해 논란이 확산됐다. 그는 "미국과 일본은 제로금리 수준으로 양적완화 정책을 하고 있다"며 "영국은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이었는데 획기적인 수준으로 금리를 낮춰서 브리튼의 역습으로 지칭할 만큼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여 한은을 압박했다. 하지만 금통위의 선택은 '동결'이었다. 금통위는 수출과 고용 등 국내 거시지표의 회복세가 완연하고 연내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이 계속될 것이라며, 신중하게 대내외 변수를 살필 때라고 판단했다. 금통위가 동결 근거로 꼽은 거시지표는 탄탄한 우상향 그래프를 그려왔다. 지난해 1~11월 경상수지 누적 흑자 규모는 643억달러로 한은의 전망치를 웃돈다. 정부도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가 3.9%에 다다라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 성장률 전망치(3.6%)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연미 기자 chang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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