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재벌 총수일가의 이사 등재 비율이 작년에 비해 다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총수 일가가 기업에 미치는 권한에 비해 책임을 지지 않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26일 공정거래위원회는 49개 민간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대기업집단)의 올해 지배구조 현황을 분석한 결과 총수 일가가 1명 이상 이사로 등재된 회사의 비율은 26.2%로 지난해 27.2%에 비해 1%포인트 감소했다고 밝혔다. 총수가 이사로 등재돼 있는 회사는 1585개 대상 가운데 157개사로 11%인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집단별로는 세아와 부영, 한진중공업 순으로 총수 일가 이사 등재 회사 비율이 높았고, 삼성, 신세계, 이랜드 순으로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공정위는 총수 및 총수 2~3세 이상등재 회사 비율은 지난해와 거의 변화가 없고, 총수 일가 이상등재 회사비율은 대기업집단의 주력 회사에서 훨씬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자산 규모 2조원 이상인 149개 회사 가운데 83개사(55.7%)에 총수 일가가 이사로 등재돼 있다.재벌 총수는 평균 3.8개의 계열사에 이사로 등재돼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삼성과 현대중공업, 두산, 신세계, LS, 대림, 태광, 이랜드 등 8개 대기업집단의 총수는 계열사 이사로 전혀 등재돼 있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상장사 238개의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은 48.7%로 전년(48.5%)보다 0.2%포인트 늘었다. 사외이사의 이사회 참석률도 91.1%로 전년(90.6%)보다 0.5%포인트 증가했다. 작년 5월부터 올 4월까지 1년간의 이사회 안건 6720건 중 사외이사의 반대 등으로 원안대로 처리되지 못한 안건은 25건(0.37%)으로 1년전(36건)에 비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사회가 거수기 역할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 감사위원회, 보상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등 이사회 내 각종 견제·감시기구의 숫자는 전년보다 증가했다. 후보추천위원회는 상장사 238곳 중 53.8%가 설치해 전년보다 3.4%포인트 늘었고, 감사위원회 설치 비율은 70.6%로 4.2%포인트 늘었다. 보상위원회 설치비율은 19.3%로 전년보다 4.2%포인트 늘었고, 내부거래위원회는18.9%로 5.5%포인트 증가했다.그러나 이들 4개 위원회에 상정된 안건 1114건 중 원안대로 통과되지 않은 안건은 부결 2건(감사위·보상위), 보류 1건(감사위) 등 단지 3건에 불과했다. 이들 역시 기업의 의사 결정에 큰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방증이다.공정위는 사외이사 비중의 점진적 상승, 내부거래위원회 설치회사 수·집중투표제 도입 회사 수 증가 등 제도 도입 수준이 높아졌다고 평가하면서도 총수일가의 사익 추구 행위 등 불합리한 경영 관행을 적절히 제어하고 있는지는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집단은 총수가 이사로 전혀 등재하지 않는 등 권한 행사에 따른 책임 추궁이 어려운 지배구조가 지속되고 있다고 꼬집었다.세종=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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