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맛볼 수 있는 대천항 ‘물잠뱅이탕’

충남 보령, 알 낳기 위해 연안으로 올라오면서 잡혀…어획량 많을 땐 1만원에 4~5마리 살 수 있어

건조대에 걸려 있는 물잠뱅이들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충남 보령의 대천항엔 겨울이 돼야만 맛볼 수 있는 ‘물잠뱅이’가 잡히기 시작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물메기’라고도 하고 표준말론 ‘꼼치’인 물잠뱅이는 지난달 중순부터 조금씩 잡히기 시작하다 이달 들어 어획량이 서서히 늘고 있다.조금, 사리 등 조석간만의 차이에 따라 잡히는 양이 다르지만 대천항엔 요즘 물잠뱅이가 하루 5~10여t이 팔릴 만큼 많이 잡힌다.물잠뱅이는 이달부터 내년 3월까지가 알을 낳는 때로 겨울철 특미어종으로 꼽힌다. 대천항 부근엔 시원한 ‘물잠뱅이탕’을 즐기기 위한 미식가들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물잠뱅이를 전문적으로 잡는 어민은 드물고 대부분 다른 물고기를 잡기 위해 쳐놓은 그물에 걸려 올라온다. 수심 400~500m의 바다에 살아 평소엔 잘 잡히지 않고 산란기인 겨울엔 알을 낳기 위해 연안으로 올라오면서 잡힌다.물잠뱅이는 큰 입에 머리와 같은 크기로 길게 뻗은 몸통과 미끌미끌한 껍질, 흐물흐물한 살결 등으로 생선 중 가장 못생긴 어종이다. 음식으로 먹을 수 없을 것 같지만 우리나라 최초의 어류학서 ‘자산어보(玆山魚譜)’에 “맛이 순하고 술병에 좋다”고 했을 만큼 조상들이 즐겨먹었던 바다음식이다.

수협 경매장에 쌓여 있는 물잠뱅이들

물잠뱅이는 기온이 떨어지는 겨울에 가장 맛있는 생선으로 시원한 국물 맛 때문에 해장국요리에 이용되지만 추운 날씨엔 말려 찜을 하기도 한다.해장요리로 유명한 ‘물장뱅이탕’은 다른 양념은 특별히 넣지 않고 묵은 김치를 넣고 끓여야 담백하고 시원한 맛이 난다. 살이 연해 숟가락으로 떠서 먹는 유일한 생선이기도 하다.해마다 이맘때면 대천항 부근 수산물센터나 대천해수욕장 등 음식점엔 제철을 맞은 물잠뱅이탕과 찜을 선보이고 있다. 물장뱅이가 많이 잡히는 초겨울엔 1만원이면 4~5마리 살 수 있어 큰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한편 물잠뱅이는 원래 생선으로 취급하지 않았으며 생김새가 흉해 잡자 마자 다시 바다에 던져 버렸다. 이때 물잠뱅이가 물에 떨어지는 소리를 흉내 내어 ‘물텀벙’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강원도에선 흐물흐물한 살집과 둔한 생김새 때문에 ‘곰치’, ‘물곰’이라 불리기도 한다.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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