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라크 공급 확대+美셰일 개발 탓에 WTI 3개월째 하락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오는 4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열린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에서는 산유량을 줄이자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OPEC 회원국인 이라크·이란의 석유 공급 확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셰일 개발 붐이 일고 있는 미국에서도 공급이 늘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공급을 줄여 유가 안정을 도모해야 하다는 요구가 OPEC 내에서 커지고 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 8월 고점을 형성한 후 3개월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3개월 연속 하락은 월간 기준으로 5년 만에 가장 긴 기간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당장 이번 OPEC 회의에서는 감산 결정이 내려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몇몇 OPEC 회원국들은 내년 상반기에는 감산에 나서야만 한다는 의견을 갖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OPEC은 내년 세계 원유 수요가 하루 약 30만배럴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공급은 늘 것으로 예상된다. 이라크는 사담 후세인 정권 당시의 경제 제재 조치와 이후 미군 주둔이 끝나면서 생산량을 크게 늘리고 있다. 2008년만 해도 OPEC 내 생산 비중이 8%를 밑돌았던 이라크의 비중은 현재 10%까지 상승했다. 이라크는 현재 하루 약 300만배럴을 생산하고 있으며 이는 최소 20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한 관계자는 이라크의 산유량이 400만배럴에 가까워질수록 OPEC의 산유량 감산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란도 서방 국가들과 핵 협정 타결로 경제 제재조치가 풀리면 산유량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은 그동안 경제 제재로 150만배럴을 줄여 현재 71만5000만배럴만 수출하고 있다. 당장 핵 협상 타결로 이란의 수출 확대가 허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다시 핵 협상 논의를 진행하기 전인 향후 6개월간 추가적인 수출 제한을 피할 수 있게 됐다. 6개월 후 추가 협상이 잘 이뤄진다면 이란의 수출도 큰 폭으로 늘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는 이란의 수출이 완전 정상화되면 배럴당 10달러의 유가 하락 요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공급 증가도 변수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15년이면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하루 1024만배럴인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2014년에 1113만배럴까지 늘 것으로 예상된다. OPEC은 2011년 12월 이후 하루 산유량을 3000만배럴로 제한하고 있다. 한 OPEC 관계자는 가격을 끌어내릴 수준의 재고가 누적될 위험이 있다며 OPEC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산유량을 줄일 것인지 여부를 결정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OPEC이 감산을 결정하면 OPEC 산유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3개국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생산량을 줄여야만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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