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비대칭, 예상수익률 저조, 운용사업 좌초위기 등[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정부기관이 자금 모집과 운용을 주도하는 정책펀드가 시장에서 철저하게 외면받고 있다. 투자정보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는 상태에서 예상 수익률을 밑돌거나 운용 사업이 좌초위기에 빠지는 등 시장 신뢰도가 바닥 수준에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온실가스 감축이나 해외항만 투자 등에 민간투자자금을 유입시켜 정책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정부의 당초 취지가 용두사미가 되고 있다.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5~15년 펀드만기인 정책 펀드 가운데 당초 설계된 로드맵 대로 가는 펀드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상 배당률보다 실제 배당률이 하회하거나 수익률조차 검토가 되지 않고 있는 것. 특히 이들 펀드는 정부가 나서 세제와 법률 지원까지 나섰으나 펀드 성과는 투자자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전신인 지식경제부가 지난 2007년 12월 설정한 탄소펀드와 광물펀드는 12%의 예상수익을 목표로 했으나 현재는 설정이후 6~8%의 수익을 거두고 있다. 펀드 만기 15년인 탄소펀드는 사모와 블라인드 방식으로 760억원의 투자금을 모았다. 에너지관리공단의 주요 사업은 물론 국내외 CDM(청정개발체제)사업 발굴과 타당성 평가 등 컨설팅 등을 주 업무로 하고 있다. 하지만 760억원 가운데 집행된 금액은 146억원에 불과하다. 한 기관 투자자는 "IB들의 딜 소싱(Deal Sourcing)이 원활하지 않고 무형의 사업이다 보니 사업검토가 길어 자급 집행이 저조하다"며 "연 6~8%의 수익이라 해도 집행 금액이 적다보니 투자자들이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마다가스카르암바토비 니켈 광산 수익권에 투자하는 광물펀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정부가 지난 2008년까지 세제 및 법률 지원에 나섰으나 사모펀드만으로 2400억원 설정액을 채웠다. 공모펀드에선 0.5대 1의 청약경쟁률로 자금유치에 실패했다. IB 관계자는 "투자대상에 대한 리스크가 높아 국내 기관투자자도 지분 매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 국토교통부 전신인 국토해양부의 국제물류펀드는 특별주주의 투자승인 거부로 인한 자금집행의 어려움으로, 국정감사때마다 뭇매를 맞고 있는 금융위원회의 신성장동력펀드는 유사펀드의 난립 등으로 제대로 운용되지 못하고 있다. 이와관련, 정부 관계자는 "정책펀드는 정부의 정책 방향대로 끌고 가기 위해 먼저 금융지원을 해놓고 투자대상에 투자하는 펀드"라면서 "펀드 설정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투자할 대상을 발굴하는게 중요한데 지금은 만들기에만 급급한 것이 현실"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정책펀드가 시장에서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해당 펀드에서 굴릴만한 투자 대상 선정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진희정 기자 hj_ji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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