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1~5인실 등 상급병실에 입원한 환자 10명 가운데 6명은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추가 부담이 발생하는 상급병실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병실 수가 환자 수요에 비해 부족한 탓이다.10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윤석준 고려대학교 교수팀에 따르면 지난해 10~12월 병원에서 진료 받은 환자·보호자 525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상급병실을 이용한 환자의 59.5%가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상급병실에 입원했다고 답했다. 병실 규모별로 살펴보면 1인실을 제외한 나머지 상급병실 입원 환자의 대부분은 비자발적으로 상급병실을 택했다. 3인실 입원환자의 71.7%가 원하지 않는데도 상급병실을 택했으며, 4인실은 환자의 70.3%, 2인실 69.9%, 5인실 61.2%가 비자발적으로 상급병실에 입원했다고 답했다. 반면 1인실 입원환자의 경우 68.9%가 자발적으로 상급병실을 선택했다고 했다.상급병실은 '1개의 입원실에 5명 이하가 입원할 수 있는 병상'을 말한다. 환자가 기본 입원료의 20%만 부담하면 되는 일반병실(6인실)과 달리 병원이 추가 부과하는 상급병실료를 모두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 예를 들어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일반병상에 입원하면 환자가 약 1만원을 부담하면 되지만, 2인실은 평균 12만3000원을 내야한다.이처럼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데도 환자들이 상급병실을 선택한 이유를 물었더니, 52.7%가 '일반병실 부족'을 꼽았다. 이어 '치료상 필요해서'(15.0%), '쾌적하고 고급스러운 시설 때문에'(10.1%) 등의 순이었다. 실제로 전체 병원의 일반병실 비중은 평균 74.1%로 일반병상에 대한 환자 요구도(82.2%)에 비해 낮았으며, 상급종합병원은 64.9%에 불과했다. 특히 서울아산병원·삼성서울병원·서울대병원·세브란스병원·서울성모병원 등 '빅 5 병원'의 경우 일반병상 비율이 58.9%로 현저히 낮았다. 일반병실이 부족해 상급병실에 입원한 환자들은 대개 3일 이내에 일반병실로 옮겼다. 상급병실에서 일반병실로 이동한 환자의 62.3%는 상급병실에 3일 이내 머물렀다. 이중 단 하루 만에 일반병실로 옮긴 비율은 25.3%나 됐다.상급병실에 대한 만족도는 오히려 일반병실 입원 환자 보다 낮았다. 상급병실 입원 환자의 44.8%는 상급병실에 대해 전반적으로 만족했고, 29.7%는 비용 대비 병실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이에 반해 일반병실 입원 환자의 각각 47.2%, 42.9%가 일반병실에 대해 만족도를 나타냈다.선택진료비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현재 상급종합병원은 전부, 종합병원과 병원은 각각 41.4%, 12.2%가 선택진료제를 시행하고 있었다. 지난해 10~12월 병원에서 진료받은 환자·보호자 534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중 40%가 선택진료를 이용했다. 특히 빅5 병원에 입원한 환자는 93.5%가 선택진료를 받았다. 그러나 선택진료를 받은 환자 중 자발적으로 선택한 비율은 59.1%에 그쳤다. 나머지는 원하지 않았는데도 불가피하게 선택진료를 받았다고 했다. 환자 만족도를 보면 선택진료 환자의 64.8%가 만족한다고 밝혀, 일반진료를 받은 환자의 만족도(60.7%)에 견줘, 큰 차이는 없었다. 교수팀은 지난해 기준 상급병실료와 선택진료비 규모를 각각 1조147억원, 1조3170억원으로 추산했다. 이는 각각 병원급 이상 총수입의 4.2%와 6.5%, 비급여 총수입의 14.4%와 23.3%를 차지했다.공단 관계자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우선 '국민행복의료기획단'에 제공해 상급병실료와 선택진료비 관련 정책 대안을 마련하는 기초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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