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재무부담설…박용만 회장 '사실무근'

-두산그룹 관계자 "가용 유동성 3조9000억원 달해"
[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최근 그룹의 유동성 위기설과 관련해 "근거 없는 이야기"라고 밝혔다. 박 회장은 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자와 만나 항간에서 제기되는 두산 그룹 위기설에 대해 강력하게 부인했다. 박 회장은 "두산그룹이 차입금 증가로 유동성 리스크가 대두되고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답하며 손사래를 쳤다. 박 회장이 두산 그룹의 위기설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산 그룹은 최근 10년간 인수합병(M&A)에 주력하면서 차입금이 크게 늘어난 데다 건설 경기 불황에 따른 두산건설 재무구조 악화로 재무 부담설이 제기돼 왔다. 그러다 최근 STX그룹, 동양그룹 사태가 터지면서 금융권을 중심으로 동부그룹과 두산그룹, 한진그룹의 재무구조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달 24일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는 보고서를 통해 주력 계열사의 M&A 등에 따른 투자가 두산그룹의 재무부담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두산그룹은 최근 10여년간 12건에 이르는 M&A를 통해 계열사 수를 지난해 말 기준 25개로 늘렸다. 한기평은 이에 대해 "그룹의 외형적인 성장을 가져다준 M&A 전략은 사업 환경이 우호적일 때는 긍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수요시장 위축 등 업황이 부진한 최근에는 차입금ㆍ이자비용 증가와 영업외 자금소요 등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재벌닷컴도 지난 1일 국내 30대 대기업의 지난해 말 부채비율을 발표하면서 두산그룹도 적신호가 켜졌다고 지적했다. 두산그룹의 부채비율은 189%로, 금호그룹(265%), 동부그룹(259%), STX그룹(256%), 효성그룹(188%) 등과 함께 부채비율이 높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두산그룹은 "최근 차입금 일부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유동성 위기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두산그룹의 예금만 2조7000억원, 신용을 포함한 총가용 유동성은 3조9000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양그룹 사태를 촉발했던 기업어음(CP) 문제는 없다"며 동양그룹 사태와 선을 그으면서 "내년 6월 말까지 상반기에 도래하는 회사채 규모는 1조2300억원으로, 충분히 소화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계열사 리스크도 해소됐다는 입장이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어려웠던 두산건설의 재무구조가 점차 개선됐다"면서 "두산중공업으로부터 넘겨받은 배열회수보일러(HRSG)사업부의 매출이 실적에 반영되면서 수익성을 회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두산중공업의 해외 업체 M&A 무산은 오히려 약이 될 수도 있다는 시장의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시장에서는 두산중공업이 최근까지 추진하던 이탈리아 발전용 가스터빈업체인 안살도에네르기아 인수전과 관련해 차입금 증가로 재무구조가 악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하지만 두산의 인수전이 무산되면서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게 됐다. 실제 두산중공업 인수 무산 소식이 전해지면서 두산중공업 주가는 상승세를 탔다. 최근 동양 사태로 기업 유동성에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두산의 안살도 인수가 재무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란 우려가 불식됐기 때문이다.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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