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철의 인사이드스포츠]최정, 30-30 클럽 가입 멀지 않았다

최정[사진=정재훈 기자]

지난 5일 막을 내린 2013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에서 아쉽게 불발된 기록이 있다. 호타준족의 상징인 30-30(홈런-도루) 클럽 가입자가 나오지 않았다. 기록에 가장 근접했던 SK의 최정이 타율 0.316(434타수 137안타) 28홈런 83타점 24도루 출루율 0.429 장타율 0.551로 시즌을 마감했다.SK는 가을잔치에 초대받지 못한 것은 물론 단 한 명의 타이틀 홀더도 배출하지 못했다. 막내 NC가 도루왕(김종호·50개)를 배출한 것과 크게 비교된다. 그런 가운데 최정은 타율 9위, 홈런 3위, 타점 7위, 출루율 3위, 장타율 2위 등 SK 타자 가운데 가장 빛나는 성적을 올렸다. 홈런 2개와 도루 6개가 부족해 호타준족의 상징인 30-30 클럽에 가입하진 못했다. 사실 기록이 생산되기 불리한 여건이었다. 올해 프로야구는 1982년 출범 이래 가장 많은 9개 구단이 페넌트레이스를 치렀다. 홀수 구단 체제로 팀당 경기 수는 지난해 133경기보다 5경기가 적은 128경기였다. 미국 메이저리그(162경기)나 일본 프로야구(144경기)보다 훨씬 적었다. 경기 수가 리그 규모와 반드시 비례하는 건 아니다. 팀 간 경기 수를 늘리면 자연스레 해결되는 문제다. KT가 1군에 합류하는 2015년 팀 간 경기를 올해와 같은 16차전으로 하면 팀당 경기 수는 144경기가 된다. 조금 무리해 18차전으로 하면 162경기나 된다. 누적 기록인 30-30 클럽 가입자가 등장할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지게 된다.한국과 일본보다 많은 경기를 하는 메이저리그엔 40-40 클럽도 개설돼 있다. 1988년 호세 칸세코가 처음 문을 열었고 1996년 배리 본즈, 1998년 알렉스 로드리게스, 2006년 알폰소 소리아노 등이 차례로 그 뒤를 따랐다. 클럽 회원에겐 타격도 잘하고 발도 빠른, 야구 선수로서 가장 영예로운 지위가 부여된다. 물론 꼭 그런 건 아니다. 소리아노를 제외한 나머지 세 명이 금지약물 복용자들이기 때문이다.100년이 훨씬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메이저리그에서 30-30 기록은 총 38차례(13명이 두 차례 이상) 나왔다. 올 시즌 가입자는 없다. 40-40 클럽은 언감생심이다. 메이저리그가 이런 상황이니 국내 리그는 더 말 할 나위 없다.

최정[사진=정재훈 기자]

프로야구에서 30-30 클럽 가입은 1996년 박재홍(30-36), 1997년 이종범(30-64), 1998년 박재홍(30-43), 1999년 이병규(30-31)·홍현우(34-31)·제이 데이비스(30-35), 2000년 박재홍(32-30) 등 일곱 차례가 나온 뒤 13년째 맥이 끊겨 있다. 문을 다시 열 수 있는 타자는 누구일까. 30도루 이상 선수가 6명, 30홈런 이상 선수가 달랑 1명인 올 시즌 기록에서 알 수 있듯이 30-30에 가입하려면 30개 이상의 홈런을 때릴 수 있는 장타력이 전제돼야 한다. 올 시즌 홈런 10걸의 도루 수를 살펴보자. 1위 박병호(넥센)는 열 차례 다음 베이스를 훔쳤다. 2위 최형우(삼성)는 2개였다. 3위 최정은 24개로 가장 많은 도루를 남겼다. 4위 이범호(KIA)는 한 개도 성공하지 못했고, 5위 강정호(넥센)는 15차례 베이스를 훔쳤다. 6위 나지완(KIA)과 7위 이호준(NC)은 각각 7개와 2개, 공동 8위를 이룬 박석민(삼성)과 박정권(SK)은 4개씩을 기록했다. 공동 8위의 이성열도 1개에 머물렀다. 30-30과 관련해 전문가들의 눈은 최정에게 쏠릴 수밖에 없다. 수원 유신고를 졸업하고 SK에 입단한 최정은 ‘소년장사’로 불리며 꾸준히 장타력을 키워왔다. 2010년부터 해마다 20개 이상의 대형아치를 그리고 있는데 올 시즌엔 개인 시즌 최다인 28개의 대포를 터뜨렸다. 30홈런 문턱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다. 최정은 도루 능력 역시 탁월하다. 2008년 19개를 시작으로 매 시즌 10개 이상을 남기더니 지난해 20개에 이어 올 시즌 개인 시즌 최다인 24개를 기록했다. 2년 연속 20-20 클럽에 가입하며 장타력과 주력에서 모두 고른 성장세를 나타낸다. 굳게 닫힌 30-30 클럽의 문을 다시 열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타자라고 할 수 있다. 2015시즌 팀당 경기 수까지 늘어난다면 그 가능성은 더 높아질 것이다. 신명철 스포츠 칼럼니스트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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