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이명박과는 좀 다른 박원순표 '현장시장실'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 1일 오후 용산구를 찾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발걸음은 분주했다. 점심 식사를 마치자마자 방문한 구청에서 말 많고 탈 많은 용산 국제업무지구 재개발, 화상경마장 이전 사업 등 지역 현안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바로 민원이 발생한 현장을 찾아 직접 주민들과 전문가, 공무원들의 의견을 청취했다.박원순 시장이 '현장시장실'이라는 독특한 형태의 시정 운영 포맷을 선보이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이날 용산구처럼 1박2일 또는 며칠씩 정책 분야ㆍ자치구 별로 현장에 직접 나가 '현장시장실'을 차려 놓고 각종 현안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는 한편 주민과 소통하고 자치구와 협력하는 것은 예전에 보기 힘들었던 일이다. 역대 서울시장들이 현장에 나가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박 시장처럼 자주 찾아가고 그 방식도 주민밀착형이지는 못했다. 이에 많은 자치구ㆍ주민들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나 일부 자치구는 '정치적 이벤트'에 불과하다며 아예 박 시장의 현장 시장실 진행을 거부하고 있기도 하다. 박 시장의 현장시장실은 지난해 11월 은평뉴타운 미분양 현장에서 처음 열렸다. 박 시장은 찬바람이 불던 11월1일 은평구 은평뉴타운에 현장시장실을 차려 놓고 9일간 토론회, 현장답사, 주민과의 대화 등을 통해 미분양 아파트 문제와 생활ㆍ교통 환경 문제 등의 해법을 모색했다. 이에 힘입어 SH공사의 은평뉴타운 미분양 615가구 물량은 3개월 후인 2013년 1월께 모두 해소되는 성과를 올린 것으로 시에서는 자평하고 있다. '용기'를 얻은 박 시장의 현장시장실 운영은 계속 이어졌다. 3월 강서구ㆍ양천구에 이어 4월 금천구 등 자치구를 방문해 현장시장실을 운영했다. 5월엔 구로구 현장시장실에 이어 채무 감축과 관련한 현장시장실을 운영해 관심을 모았다. 6월엔 영등포구ㆍ강동구ㆍ서대문구 등 3곳의 자치구 외에도 택시정책, 전통시장 활성화 등과 관련한 현장시장실을 차렸다. 택시요금 인상과 시외할증요금 부활, 택시 근로자들의 임금 인상 등 근로조건 개선 등 최근 발표된 시의 택시 정책은 택시 현장시장실의 결과물이었다. 앞으로도 10월 중 동작ㆍ반포구에서 현장시장실을 차릴 예정이다. 박 시장이 거쳐간 자치구ㆍ정책 분야의 사람들은 대체로 현장시장실에 대해 호의적이다. 그도 그럴 것이 박 시장의 행보 자체가 여러가지 예산 지출이 수반되는 민원성ㆍ숙원 사업 해결에 촛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양천구 현장시장실에서 항공기 소음 민원을 들은 박 시장은 항공기 소음 문제에 대한 정확한 실태 조사를 통해 해법 마련을 중앙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바로 답하기도 했다. 반면 이 같은 박 시장의 현장시장실 운영에 대해 중ㆍ중랑ㆍ강남ㆍ서초ㆍ송파구 등 5개 자치구는 "아예 올 생각을 마라"며 거부하고 있다. "내년 지자체 선거를 앞둔 정치쇼"라는 게 이들 자치구들의 시각이다.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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