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낳고 왜 관둬요?'..여성인재 몰린 곳 이유있다

-육아돕는 유통업계, 워킹맘 몰린다-롯데호텔 아모레퍼시픽, 직장 어린이집 운영 호응-CJ리턴십, 근무시간 조정[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CJ에 다니는 워킹맘 윤여진(31)씨는 매일 금호동에서 중구 쌍림동으로 출퇴근을 할 때마다 네살배기 된 딸아이와 함께 나선다. 딸아이는 CJ사옥 4층에 있는 보육시설 '키즈빌'에서, 엄마는 같은 건물 0층에서 각각 하루를 시작하는 것. 야근이 있는 날도 걱정없다. 일반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은 오후 3시부터 하원하지만 키즈빌은 밤 10시까지 운영하기 때문에 '우리 아이만 혼자 남았겠다'라는 불안감을 갖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예전 직장이었으면 어림도 없는 얘기다. 오전 7시 출근에 야근은 밥먹듯이 해 결국 결혼과 동시에 직장을 관뒀다. 이후 옮긴 곳이 CJ다. 윤씨는 "CJ가 식품회사다보니 아이들 먹거리에 있어서도 친환경, 건강식으로 챙겨줘 집처럼 안심할 수 있다"며 "출산 이후에도 직장과 가정, 모두 포기하지 않을 수 있어 굉장히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 내 보육시설 '아모레퍼시픽 어린이집'

직장 내 여성 비율이 높아지고 있지만 결혼과 출산 이후에는 직장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반 직장에 비해 여성 비율이 높은 유통업계에서는 기혼여성들의 경력단절을 예방하기 위해 다양한 복지혜택을 제공하고 있어 주목된다.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가 지난 7월 기혼여성을 대상으로 처음 실시한 CJ리턴십 프로그램 경쟁률은 17:1을 기록했다. CJ리턴십 프로그램은 경력단절 여성들의 직장복귀를 돕기 위한 제도. 하루 4시간 혹은 오전 8시30분~오후 5시30분까지 전일제 중 선택 근무하기 때문에 '칼퇴근'을 해도 전혀 눈치볼 일이 없다. CJ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150여명의 재원을 대부분 30대(51%)와 40대(36.6%)로, 이중 석사 이상의 비중도 9.5%에 달했다.자녀가 있는 임직원들은 쌍림동과 상암동 그룹 사옥 내에 있는 어린이집에 자녀를 맡길 수 있다. 오전 7시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하기 때문에 일반 어린이집에 보내는 여느 맞벌이 부부처럼 출퇴근길에 자녀 등ㆍ하원 전쟁을 치르지 않아도 된다. 한 번 신청하면 3년동안 다닐 수 있는데다가 특히 서울 중구 어린이집 평가에서 98.63점을 받으며 최고 우수 시설로 꼽히기도 해 기혼 임직원들 사이에서 만족도가 높다. 현재 쌍림동에 101명, 상암에 35명의 아이들이 보육을 받고 있지만 경쟁에 밀려 신청했다가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여성 근로자들이 가장 고민하는 출산과 육아에 대한 부분에 세심하게 배려를 하고 있다"며 "이에 CJ푸드빌의 경우 여성 근로자의 비율이 60% 이상으로, 500대 기업 평균 여직원 비율이 26%를 가량임을 감안하면 정말 높은 수치다"라고 강조했다.롯데호텔도 마찬가지. 송파구에 '롯데호텔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는 롯데호텔은 생후 13개월에서 60개월 미만 자녀 35~40명의 아이들이 다니고 있다. 평균 경쟁률은 5:1 수준. 호텔의 특성상 야간근무가 있는 직원을 배려해 밤 11시30분까지 어린이 집을 연장운영하기도 한다. 광고대행사 6년차인 서은미(32)씨는 지난 달 고심 끝에 사표를 냈다. 5개월된 딸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출산휴가 3개월 다녀온 지 두달만에 결국 회사를 관두기로 한 것. 물론 육아휴직제가 있기는 하지만 실제 쓰는 이는 거의 없어 그야말로 허울뿐이다. 그러나 롯데호텔에서는 육아휴직 고민으로 직장을 관두는 여성은 없다. 출산휴가 3개월과 육아휴직 1년이 의무적이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매달 1번씩 보건휴가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연차 14일에 보건휴가 12일 등 연간 총 26일의 휴가를 보장받고 있다.아모레퍼시픽도 여성들에게는 꿈의 직장이다. 서울 본사를 포함한 3곳에 직장내 보육시설인 '아모레퍼시픽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에서는 매일 저녁 6시가 되면 벌어지는 진풍경이 있다. 칼퇴근한 엄마,아빠들이 같은 건물 엘리베이터에서 우르르 내려와 아이들을 찾아가는 것. 아모레퍼시픽 직원 최영진(34)씨는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곳이 회사에 있어 가장 큰 고민을 해결할 수 있었다"며 "일에 보다 집중할 수 있고 아이도 엄마와 가까이에 있어 심리적으로 보다 안정된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오전 7시에 출 근하면 오후 4시에 퇴근할 수 있는 스마트워킹제를 실시하고 있어 자녀보육 등 육아를 위한 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입덧이나 임신 중 무리한 활동 등이 힘든 점을 배려해 산전휴가를 제도화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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