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들여 만든 서울시의회 신문고, 시민은 '외면'

서울시의회, 1억627만원 들여 'U-신문고' 키오스크 3대 설치편의성 떨어지고 수요파악도 제대로 안돼..시민들 외면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시민의 목소리를 직접 듣겠다며 서울시의회가 1억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제작한 'U-신문고' 키오스크가 거의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전국 지자체 최초임을 내세웠지만 시민들로부터 철저히 외면을 받고 있어 전시행정이라는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의회는 지난 3월8일 의회 본관과 별관 입구 및 회의실 총 3곳에 'U-신문고' 키오스크를 설치했다. 기존에 온라인과 모바일로 운영되던 신문고가 있었지만 오프라인에서 시민과의 접촉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별도 키오스크를 1억627만원의 예산을 들여 제작했다. 김명수 서울시의회 의장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제막식 행사에 참석하는 등 '전국 지자체 최초의 사업'이라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지만 실적은 초라함을 넘어 민망한 수준이다. 설치 후 시범운영을 했던 2개월동안 접수된 민원은 단 2건에 그쳤다. 이후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지만 온라인 및 모바일 신문고와 통합관리를 하면서 키오스크의 별도 실적은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다. 이처럼 이용 실적이 극히 저조한 것은 예상 사용 수요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설치를 계획했기 때문이다. 서울시의회 관계자는 "온라인이나 모바일을 잘 이용하지 못하는 시민들은 의회를 직접 방문해 민원을 접수하는 경우가 많은데 민원실을 만드는 것보다는 경제적이라는 판단을 내려 제작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지만 지난 6일 오후 시의회를 방문한 시민들 가운데 U-신문고를 이용한 시민은 전혀 없었다. 이날 민원 접수를 위해 시의회를 방문한 한 시민은 "젊은 사람들이 얼마나 민원을 넣으러 오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같은 사람(중년층)들한테는 별로 쓸모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용자 편의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된다. 터치스크린 방식으로 제작돼 한 손으로 글자를 일일이 눌러야 하는 등 편의성이 크게 떨어진다. 화면 각도도 기울여지지 않아 민원인의 신상과 내용이 다른 사람에게 그대로 노출될 우려도 있다. 서울시의회 측은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고심하고 있지만 뾰족한 활성화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현재 의원회관 5층 회의실 쪽에 비치된 신문고 1개를 6월 개관한 전문도서관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지만 활성화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서울시의회 관계자는 "아직 출범 초기라고 볼 수 있는만큼 시민들에게 더 많이 알릴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중"이라며 "일부 지적사항과 불편한 점 등을 감안해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을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의회가 운영 중인 신문고를 통해 들어온 민원은 지난해 575건(방문 183건, 온라인 392건)이며 2013년 상반기에는 총 236건(방문 60건, 온라인 176건)이 접수됐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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