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이탈 최대 취약국은 터키 <이코노미스트>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현재 세계 금융시장의 최대 화두는 미국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선진국 자금의 신흥시장 이탈이다.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6개 신흥시장을 대상으로 선진국 자금 이탈에 가장 취약한 국가를 조사한 결과 터키가 가장 위험한 국가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 국부펀드연구소(SWIF) 등 여러 유력 기관이 집계한 각 국의 경상수지, 민간 부채 증가율, 외환보유고 대비 단기 외채 비중, 금융시장 개방 정도, 통화 가치 등을 기준으로 위험 정도를 지수화했다.
가장 위험한 국가인 터키는 위험 지수가 20점 만점에 18점을 기록해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공동 2위 그룹인 콜롬비아와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위험 정도 지수는 13을 기록했다. 다음으로 위험 지수 12를 기록한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크라이나, 베네수엘라까지 모두 7개 국가를 이코노미스트는 고위험 국가로 분류했다. 조사대상 26개국 중 중국, 러시아, 알제리 3개국은 위험 지수가 5에 불과해 가장 안전한 국가로 분류됐다. 또 헝가리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위험 지수도 6에 불과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들 5개국을 저위험 국가로, 나머지 14개 국가를 중위험 국가로 분류했다. 터키의 경우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적자 비율이 6%를 웃돌아 26개국 중 우크라니아,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단기 외채는 가용한 외환보유고의 150%를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또한 280%에 이르는 우크라이나, 베네수엘라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2009년 이후 민간 부문 부채 증가율은 조사 대상인 26개 국가 중에서 터키가 가장 높았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터키의 민간 부채 연 평균 증가율은 약 14%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가 터키보다 나은 평가를 받은 대목이 바로 민간 부채 항목이다. 우크라이나의 민간 부채는 연 평균 10%정도씩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우크라니아가 26개 국가 중 금융시장이 가장 덜 개방된 국가 중 하나라는 점도 터키보다 안전한 국가라는 평가를 받은 이유가 됐다. 터키는 금융시장 개방 정도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1990년 당시 아시아 외환위기의 희생자였던 말레이시아와 필리핀은 중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이코노미스트는 말레이시아와 필리핀의 위험 지수를 7로 매겼다. 이코노미스트는 이 두 국가의 상황이 외환위기 당시보다 좋다고 평했다. 말레이시아와 필리핀이 모두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했고 단기 외채 대비 외환보유 규모가 외환위기 당시보다 커졌다는 것이다. 말레이시아의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GDP의 6% 수준이었고 필리핀은 3% 정도였다. 다만 민간 부문 부채 증가 속도가 빠르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필리핀의 민간 부채 증가율은 연 평균 5%에 육박했고 말레이시아가 2%를 기록했다. 중국은 경상수지가 흑자를 기록 중이고 금융시장 개방 정도가 낮고, 세계 1위 외환보유국이라는 점에서 가장 안전한 국가군으로 분류됐다. 사우디아라비아도 압도적인 경상흑자 덕분에 안전한 국가로 평가받았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지난해 GDP 대비 경상흑자 비율은 24%를 기록했다. 2위인 베트남의 8%와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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