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날 2013-14시즌 1군 명단[사진=아스날 공식 페이스북 캡처]
[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아스날 1군 스쿼드에 이름을 올렸다. 30번 등번호도 배정됐다. 다른 시기, 다른 선수라면 고무될만한 일이지만 박주영이라면 얘기는 다르다. 별다른 의미가 없다. 굳이 찾는다면 '방출 실패' 정도의 꼬리표 격이다. 아스날은 4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2013-14시즌 1군 스쿼드 명단을 공개했다. 이 명단엔 박주영도 포함됐다. 등번호는 30번. 팀 내에서 사실상 투명인간 취급을 당해온 그였기에, 다른 의미가 있을까 싶지만 그렇지도 않다. 등번호 30번은 지난해 셀타 비고 이적을 떠날 때 새로 받은 번호다. 입단 초 받았던 9번은 루카스 포돌스키에게 넘어간지 오래.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에서 2년 전 옛 유니폼을 입고 있는 선수도 박주영이 유일하다. 바꿔 말하면 등번호 30번이 찍혀있는 새 아스날 유니폼은 없는 거나 다름없다.박주영은 아스날의 올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출전 명단(리스트A)에서도 제외됐다. 리스트A는 최대 25명까지 등록 가능하며, 아스날은 일단 22명을 채웠다. 나머지 3명은 예비 명단격인 리스트B에서 추가 선발된다.
박주영[사진=정재훈 기자]
박주영과 마찬가지로 이적에 실패한 니클라스 벤트너와 일본인 유망주 미드필더 미야이치 료는 리스트A에 포함됐다. 반면 박주영은 리스트B에서조차 이름이 빠졌다. 부상 중인 알렉스 옥슬레이드 챔벌레인, 잭 윌셔를 비롯해 유망주들로 채워진 17명 명단 속에도 그의 자리는 없었다. 아스널 홈페이지 공격수 명단에 등록된 7명 중 리스트A에서 빠진 선수는 박주영이 유일하다.결국 박주영이 1군 스쿼드에 이름을 올리고, 등번호 30번을 다시 받은 것에 아무런 의미가 없는 셈이다. 그저 3일 마감된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팀을 옮기지 못했음을 재확인하는 정도다. 특히 벤트너와 달리 챔피언스리그 출전 명단에서조차 배제된 것은, 아르센 벵거 감독의 전력 구상에 그가 전혀 들어있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박주영과 아스날의 계약기간은 내년 6월까지. FA(자유계약) 신분을 얻는다면 약 한달 동안 새로운 팀을 알아볼 수 있다. 다만 세금 포함 60억 원 수준(추정치)의 고액 연봉이 걸림돌이다. 허송세월이 반복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홍명보 A대표팀 감독도 "선수는 경기에 나가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라며 "빨리 뛸 수 있는 팀을 찾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대로라면 내년 월드컵 출전조차 불투명하다. 박주영으로선 선수 경력의 일대 기로에 놓인 처지다.전성호 기자 spree8@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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