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을 계기로 미국 등 서방의 공습이 임박한 가운데 이미 시리아는 내전 후유증과 경제제재로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다.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3년 가까이 이어진 시리아 내전이 현지 경제를 고사시키고 있지만 정권 붕괴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최근 보도했다.시리아의 국영 병원 75개 가운데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것은 30개에 불과하다. 반군의 거점 도시인 홈스에서는 20개 병원 중 한 개만 환자를 받고 있다. 한때 시리아에서 최신ㆍ최고 시설을 자랑하던 알레포 지역의 알킨디 병원은 잿더미로 변한 지 이미 오래다.산업 기반도 무너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리아 최대 상업도시 알레포의 경우 산업시설 75%가 파괴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운송이 어려워 농업도 타격 받고 있다. 작물을 경작하기가 어렵지만 내다팔 수 없다보니 경작할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그 탓에 식료품 가격이 수직 상승하고 그나마 구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서방의 경제제재도 시리아 사람들의 삶을 억누르고 있다. 시리아는 원유 생산량의 95%를 유럽에 팔았다. 하지만 요즘 사겠다는 나라가 없어 국가 수입은 줄 수밖에 없다.시리아는 현재 이란ㆍ중국ㆍ러시아로부터 도움을 받고 있다. 그러나 시리아파운드화 가치는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원유 매각 대금을 달러로 받아도 정부가 손에 쥘 수 있는 돈이 그만큼 준 셈이다.내전 이전 시리아의 외환보유고는 181억달러 수준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얼마나 남아 있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일부에서는 지난해 시리아의 국내총생산(GDP)이 2~10% 줄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내전에 따른 피해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추산조차 할 수 없다.카드리 자밀 시리아 경제 부총리는 "이란이 시리아에 식료품과 석유를 무한 공급하겠노라 약속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심할 처지가 못 된다.현지에서는 알아사드 정부가 아직 동결되지 않은 해외 비밀계좌 자금에 손대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그만큼 상황이 어렵다는 뜻이다.알아사드 정부는 재정지출도 극도로 아끼고 있다. 공무원 월급을 깎고 연간 60억유로(약 8조9539억원)에 이른 가스ㆍ연료ㆍ전기 보조금도 축소했다. 반군 장악 지역에서 보조금이 사라진 것은 물론이다.시리아의 기업인들은 경제제재가 내전 종식에 아무 도움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한 사업가는 "이라크도 13년 동안 이어진 서방의 제재로 경제가 황폐화했지만 정작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은 권좌를 지켰다"고 지적했다.이런 혼란 속에서도 이익을 취하는 이들이 있다. 채소ㆍ연료ㆍ식료품 밀수로 한몫 챙긴 장사꾼들이다. 정부 관리들도 특정 도시와 마을에서 돈 받고 밀거래를 눈감아줘 시리아 국민의 원성이 자자하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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