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스마트폰의 콘텐츠를 TV에서 볼 수 있게 해주는 장치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스마트TV업체들의 입지가 위협받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특히 지난달 말 구글이 선보인 '크롬캐스트'는 단돈 35달러(약 4만원)로 일반 TV의 고화질 멀티미디어 인터페이스(HDMI) 단자에 꽂기만 하면 스마트기기의 작은 화면으로 보던 영상을 큰 TV 화면으로 즐길 수 있다.저가 제품이라도 1000달러를 쉽게 넘는 스마트TV 구매가 부담스러운 소비자들에게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실제 미국 현지에서는 출시 2주 만에 크롬캐스트 물량이 동나면서 이베이 등에서 2배 가격에 팔리고 있다. 2배라고 해도 경쟁 제품인 애플의 '에어플레이'(100달러)보다 싸 소비자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는 최근 논평을 통해 크롬캐스트 형태의 스마트기기가 스마트TV의 미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폴 가뇽 디스플레이서치 북미TV시장조사 이사는 "크롬캐스트는 스마트TV업체에게 큰 도전이 될 것"이라며 "스마트TV업체들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제품의 기능과 구성품 등을 늘리는 전략을 쓰고 있지만 이는 가격 상승을 가져와 오히려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세계 스마트TV 시장을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은 크롬캐스트가 단순히 스마트폰의 콘텐츠를 일반 TV 화면으로 옮긴 수준에 불과하다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다. 스마트TV 콘텐츠와 비교가 안된다는 것이다.하지만 기본적으로 스마트TV의 콘텐츠가 스마트폰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와 크게 다르지 않은 데다 가격경쟁력 등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 크롬캐스트 같은 스마트기기와의 경쟁에서 스마트TV가 살아남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디스플레이서치는 크롬캐스트를 장착한 TV 비중이 북미 시장에서 23%로 늘고 세계 시장에서는 36%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소비자들이 스마트기기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는 점을 감안하면 이를 손쉽고 저렴한 가격에 일반 TV로 확장시켜주는 스마트기기의 등장은 스마트TV의 필요성을 반감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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