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국내 대표 강성 노동조합으로 꼽히는 현대ㆍ기아자동차 노조가 여름휴가 복귀와 함께 파업수순에 돌입했다. 노조 설립 이후 각 네 차례, 두 차례를 제외하고 매년 줄파업을 치러온 현대ㆍ기아차가 올해도 '노조 리스크'에 발목 잡히는 모양새다. 현대ㆍ기아차 노조는 7일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지난 6일 열린 협상에서 교섭 결렬을 선언한 각 노조는 오는 8일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어 쟁의발생을 결의하고 13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할 계획이다.현대차 노조는 전일 17차 임금단체협상 교섭에서 기본급 13만498원 인상, 상여금 800%(현 750%) 지급, 퇴직금 누진제 보장, 완전 고용보장 합의서 체결, 대학 미진학 자녀의 취업 지원을 위한 기술취득 지원금(1000만원) 등의 요구안에 대한 회사 측의 일괄 제시안을 요청했다. 그러나 사측이 "차주 협상에서 일괄 제시안을 내놓겠다"고 답하자 "더 이상의 검토와 논쟁은 불가피하다"며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기아차 노조 역시 같은 날 5차 임금교섭에서 기본급 13만498원과 주간 2교대제 도입에 따른 각종 수당 인상 등을 요구안으로 제시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하자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기아차는 교섭 결렬 직후 임원회의를 통해 이달 특근 취소를 결정했다.이들 노조의 파업이 본격화될 경우 생산차질과 이에 따른 고객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대차는 1987년 노조 설립이후 1994년과 2009~2011년 등 네 차례를 제외하고 매년 파업 몸살을 앓아왔다. 누적 생산차질 금액은 13조3730억원을 웃돈다. 특히 3년 무분규 후 첫 파업이었던 지난해에는 총 1조7048억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생산차질이 발생했다. 기아차 또한 1991년부터 누적 생산차질이 7조4775억원에 달한다.현대차 사측은 "180개 조항에 이르는 방대한 노조 요구안에 대해 제대로 의견접근을 보기도 전에 결렬선언을 한 것은 매우 유감이며, 협상에 임하는 노조의 진정성에 의문을 갖게 한다"며 "원만한 교섭 마무리를 위해서는 심도 깊은 논의가 조속히 재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현대차 노조측은 "사측이 수용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노조는 회사가 진전된 제시안을 내놓으면 다시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특히 노조의 파업이 비정규직 이슈와 연계돼 정치쟁점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오는 31일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주장하는 희망버스 시위대가 철탑농성 300일을 맞아 현대차 울산공장을 찾기로 해 또 다시 사측과의 충돌이 예상된다. 노노갈등도 심해지고 있다. 올해는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노조 집행부 선거가 치러지는 해다. 내달 선거를 앞두고 이미 행동조직 계파 간 선명성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이달 하투가 노노 간 힘겨루기로 번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한 현대차의 경우, 전일 문용문 지부장이 교섭 결렬을 선언하는 과정에서 일부 노조 교섭위원들이 섣부른 결렬선언에 반대하는 등 노노간 내분이 빚어지기도 했다.조슬기나 기자 seul@<ⓒ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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