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윤영화(하정우 분)는 모두가 신뢰하는 앵커다. "그가 말하는 것은 무조건 믿을 수 있다"고 맹신하는 이마저 있을 정도. 따라서 그의 한마디는 어느 누군가에게는 목숨처럼 소중하다. 어느날 윤영화 앵커가 신원미상 테러범과의 전화 통화를 독점 생중계하는 기회를 잡게 되면서 영화는 시작한다. '더 테러 라이브'는 한강 마포대교 폭탄테러라는 최악의 재난 사태를 뉴스앵커가 독점 생중계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재난영화다. 영화를 연출한 김병우 감독은 한강 마포대교 폭탄 테러 그리고 생중계라는 소재를 시나리오 작업을 하던 중에 우연히 떠올리게 됐다. 당시 세상을 시끄럽게 하는 속보들이 많았고, 집에서 내려다보이는 올림픽대교의 모습이 영화 속 그것과 비슷했던 것. 감독은 본인의 경험을 토대로 극중 테러를 당하는 마포대교의 모습을 구상했다.하지만 실사로 찍기에는 무리가 많은 장면들인 만큼 정교한 후반작업이 요구됐다. 제작진들은 마포대교, 방송국 건물 붕괴 등은 CG(컴퓨터그래픽)로 처리했고 정교한 후반작업을 거쳐 현실감 넘치는 영상을 탄생시켰다. 이 작품은 무엇보다 방송국 스튜디오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실시간으로 전개된다는 구성이 매우 독특하다. 다른 작품들과의 차별화와 동시에 낯선 구성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었던 것이 사실. 그러나 국한된 장소를 다양하게 보여주는 카메라 앵글과 긴박감 넘치는 사건의 전개, 혼자서 열 명의 몫을 해내는 배우의 열연은 이 같은 우려를 단숨에 불식시켰다. 단독 주연으로 나선 하정우 역시 97분동안 극을 끌고 가야했기에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 그는 "관객들이 지루함을 느낄까봐 촬영 전 무척 걱정을 했다"고 고백했지만 다행히도 관객들은 내내 클로즈업된 그의 얼굴을 바라보면서도 지루할 틈이 없었다. 하정우가 걱정했던 또 한 가지, '심한 피부트러블' 조차도 극의 몰입을 방해하기에는 너무 사소한 요소 중 하나일 뿐이었다. 김병우 감독은 하정우와의 작업을 행운이라고 표했다. 아닌 게 아니라 극중 다채로운 감정을 넘나드는 앵커 윤영화는 하정우가 아니었다면 소화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평이 쏟아지고 있다. 혼자 70%의 대사를 감당하고, 눈빛으로 울고 웃고 분노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카메라를 가지고 노는 것 같다. '더 테러 라이브'는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영화다. 감독은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이 작품을 통해 여러가지 사회를 향한 메시지나 이중적이고 추악한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것은 사실이나, 너무 깊이 파고들면 영화의 재미를 반감시킬 듯하다. 즐겁게 볼 수 있는 새로운 한국 영화의 탄생을 축하하고 싶다. 개봉은 오는 8월 1일.유수경 기자 uu84@<ⓒ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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