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어린이대공원 놀이시설 1년간 불법 운영

서울시 '어린이대공원 놀이기구 불법시설물 맞다' 인정...- 유원시설업 허가 무효 지적 등 감독당국 책임론 확산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지난 5월 어린이 추락 사고가 발생해 안전성에 우려가 제기된 서울 능동 어린이대공원내 임시 놀이시설이 결국 '불법 시설물'인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대중 위락 시설에서 불법 시설물이 공공연하게 1년 가까이 운영된 것이다.서울시는 민간업체인 어린이대공원아이랜드㈜)가 광진구청의 유원시설업 허가를 받아 지난해 8월30일부터 운영 중인 어린이대공원내 임시 놀이시설이 공작물축조신고를 하지 않은 불법 시설물이라는 지적(아시아경제신문 6월13일자 10면 보도)에 대해 관련 조례ㆍ법규정을 검토한 결과 사실이라고 판단해 광진구청 측에 통보했다고 10일 밝혔다. 어린이대공원 임시 놀이시설은 지난해 7월 기존 놀이시설이 리모델링을 위해 폐쇄된 후 대체 시설로 만들어져 1년 가까이 운영 중이다. 문제는 적법 절차를 밟지 않은 채 설치된 시설물들이라는 것이다. 건축법, 건축법 시행령, 서울시 건축 조례 등에선 놀이기구를 '공작물'로 규정해 설치할 때 시ㆍ도 지사 또는 자치단체장에게 '공작물 축조(築造) 신고'를 하도록 규정해 놓았다. 건축물과 달리 지붕ㆍ벽이 없는 등 특이한 구조물인데다 사고가 날 경우 인명 손실 가능성이 큰 만큼 인허가 단계에서부터 철저한 안전성 검증을 거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 놀이기구들은 관할 광진구청에 공작물 축조 신고를 하지 않은 채 설치됐다. 다만 일종의 영업 허가인 '유원시설업' 허가를 받았을 뿐이다. 건축물로 치면 건축허가를 받지 않고 사용 허가만 받은 불법 건축물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 아시아경제의 보도에 의해 불법 시설물이라는 지적이 제기됐지만 허가 당국인 광진구청 측은 당시 서울시 건축조례의 일부 규정을 들어 "예외조항에 해당돼 신고를 생략했을 뿐"이라며 적법한 허가 절차를 밟아 일을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이후 광진구청 측은 "상급기관의 유권해석을 받아 보겠다"며 서울시에 조례 해석을 의뢰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지난 4일 광진구청 측에 정반대의 내용을 통보했다. 광진구청이 조례를 잘못 해석해 예외 적용을 해준 것이며, 관련 조례와 건축법ㆍ관광진흥법 등을 종합해 해석해 보면 놀이시설의 경우 반드시 공작물 축조 신고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한달 가까이 끌어 온 어린이대공원 임시놀이시설의 불법 여부를 둘러 싼 논란은 불법이라는 결론이 내려지는 것으로 일단락 짓게 됐다. 광진구청도 서울시의 해석을 받아들여 시설관리공단ㆍ사업주측에 오는 8월2일까지 '시정'하라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진구청 관계자는 "서울시가 규정을 위반했다는 통보를 해왔다"며 "적법 절차를 갖춰 규정 위반 사항을 시정하라고 시설관리공단 측에 공문을 보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여파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일단 '불법' 판정이 난 임시 놀이시설의 경우 건축법에 따라 벌금 부과 및 즉시 철거ㆍ원상복구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이행강제금을 물게 된다. 담당 공무원의 재량 여지가 있긴 하지만 인천 등 타 지자체의 경우 안전 문제가 최우선인 놀이시설에 대한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하기 위해 불법 시설물은 우선 철거한 후 신고 절차부터 다시 밟게 하고 있다. 시설주측이 지난해 8월 광진구청으로부터 받은 유원시설업 허가 자체가 무효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유원시설업 허가는 관광진흥법상 적법한 시설ㆍ설비를 갖춰 지자체장에게 신고(공작물축조신고)를 해야 얻을 수 있는데, 어린이대공원 임시놀이시설의 경우 신고를 하지 않아 애초부터 결격사유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시설주 측인 어린이대공원아이랜드(주)측은 뒤늦게 지난 9일 광진구청에 공작물축조신고서류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각에선 안전이 최우선인 대중 위락 시설에서 불법 시설물의 장기간 영업을 사실상 방치해 왔다는 점에서 감독 당국인 서울시 및 시설관리공단의 책임론이 일고 있다. 조례를 멋대로 해석해 불법 시설물에 영업 허가를 내준 광진구청도 진상 파악 및 로비 여부 등을 가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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