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최근 금값 하락을 계기로 금 사재기에 나선 인도인들과 자국 통화가치 급락을 막기 위해 금 수입 제재에 나선 인도 정부 사이에서 현지 귀금속상들이 '좌불안석'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인도 정부는 국민들이 금값 하락을 기회로 여겨 금 사재기에 나서면서 자국 통화가치가 하락해 경상수지 적자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팔라니아판 치담바람 인도 재무장관은 지난달 국민에게 금 매입을 자제해달라고 호소했다. 인도 귀금속상 4만여명을 회원으로 둔 인도보석무역협회(AIGJTF)는 회원사들 앞으로 "정부의 경상적자 해소 방안에 적극 협조해 금화나 골드바를 팔지 말라"는 내용의 공문까지 보냈다.인도 중앙은행은 시중 은행들로 하여금 귀금속상에 대출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금 수입 관세를 잇따라 인상했다. 지난해 1월 2%였던 금 수입 관세는 현재 4배인 8%로 올랐다.현재 루피화 가치는 심리적 마지노선인 달러당 60루피(약 1149원)대로 사상 최저 수준이다. 인도의 올해 1ㆍ4분기 경상수지 적자는 181억달러다. 지난해 4분기 경상수지 적자 규모는 326억달러,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적자 비율은 6.7%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과거 인도 정부는 여러 차례 자국민의 금 매입에 제재를 가했다. 그러나 성공한 적이 한 번도 없다. 게다가 최근의 금값 하락으로 인도인들이 너나할것없이 금 매입에 나서면서 정부 규제가 유명무실해지고 있다. 지난 4~5월 금값이 급락하자 인도의 금 수입량은 300t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수입량의 33%에 상당한다.국제 원자재 시장에서 금 선물 가격은 2010년 8월 이후 처음으로 1200달러 밑까지 떨어져 추가 금값 하락을 예고하고 있다. 인도인들로서는 쌀 때 금을 사두자는 입장이다.파이낸셜타임스는 인도인들의 금 매입 열기가 식지 않을 듯하다고 전했다. 인도인들은 금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판단 아래 일시적으로 값이 싸졌을 때 금을 사둬야 한다고 생각한다.AIGJTF는 "인도 정부가 금 매입에 제동을 걸어 금 공급량이 부족해졌다"면서 "그러나 이런 조치는 소비자들로 하여금 밀수업자나 마피아 등 불법 조직들로부터 금을 사게 만드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인도인들의 금 사랑은 유별나다. 전래 풍습에 따라 결혼할 때 금 장신구를 예물로 주고 받는 것은 기본이다. 금 장신구는 신분과 지위를 드러내는 데도 적극 활용된다.2011~2012 회계연도(2011년 4월~ 2012년 3월) 중 금은 인도 전체 수입의 11.5%를 차지했다. 2008~2009 회계연도의 7%에서 크게 증가한 것이다박선미 기자 psm82@<ⓒ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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