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詩]왕창령(王昌齡) '부용루에서 신점을 보내며(芙蓉樓送辛漸)'

寒雨連江夜入吳(한우연강야입오)平明送客楚山孤(평명송객초산고) 洛陽親友如相問(낙양친우여상문)一片 心在玉壺(일편빙심재옥호)강을 따라 찬비 내려 밤은 오나라에 드네새벽에 벗 보내는 초나라 산이 외롭네낙양의 친구들 내 소식 묻거든한 조각 얼음마음 옥항아리에 있다 하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칭화대 연설을 한 뒤 중국철학자인 펑유란의 외손녀에게서 서예 작품을 선물받아 화제가 됐다. 박 대통령은 펑유란이 쓴 '중국철학사'를 감명 깊게 읽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작품은 중국에서 문물(文物ㆍ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어서 국가문화국으로부터 반출허가를 받았다. 한국 언론들이 이 뉴스를 전하면서 그 시를 잘못 읽어 실소를 자아냈다. 한 종편에선 '한우연인(寒雨連仁)'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시는 당나라 왕창령(698~755?)이 쓴 것으로 벗과 헤어지는 아쉬움을 읊은 노래이다. 찬비가 강을 따라 내리며 어둠이 오나라로 들어간다는 표현에서 벗의 여정을 훑는 시인의 절절한 눈길이 배어 있다. 일편빙심은 맑고 깨끗한 마음이며 옥호는 그것을 담는 아름다운 항아리이지만, 아예 빙심옥호라는 말로 쓰이기도 한다. 아마 펑유란이 살아 있었다면 박 대통령에게 이런 마음을 전하고 싶었을지 모르겠다.빈섬 이상국 편집부장ㆍ시인 isomis@<ⓒ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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