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재현 온라인뉴스본부장
1928년 오늘은 인류 최초로 남극을 정복한 아문젠이 사망한 날입니다. 노르웨이에서 선장의 아들로 태어나 어릴적부터 바다를 동경했던 그의 최후도 탐험가 다왔습니다. 북극해 탐험에서 조난 당한 친구를 구조하기 위해 수색에 나섰다가 그만 실종됐습니다.아문젠이 남극점에 도달한 1911년 당시는 영국, 프랑스, 독일 등 강대국들 사이에 식민지 확장 경쟁이 치열하던 때였죠. 남극은 또 하나의 치열한 정복 대상지 였는데요 영국과 노르웨이가 자존심을 건 승부를 벌이고 있었습니다.실제로 노르웨이의 아문센 탐험대와 영국의 스콧 탐험대가 비슷한 시기에 경쟁에 나섰습니다. 결과는 한 달의 차이로 아문센이 영예를 차지하였고, 경쟁자였던 스콧은 돌아오는 길에 그만 비극적인 최후를 맞고 말았습니다. 사실 아문젠은 처음에는 북극을 겨냥했습니다만 피어리에 의해 이미 북극이 정복당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대원들에게 숨기다가 바다 한가운데 나왔을 때 목적지가 남극임을 알려줍니다.성공과 실패를 가른 것은 철저한 준비였습니다. 아문젠은 추위에 강한 개를 이용했고 중간 중간 식량이 부족하면 개를 잡아 식량으로 사용했습니다. 이는 앞서 남극 탐험에 실패했던 섀클턴이 조랑말을 이용하다 어려움을 겪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아문젠은 스콧에게도 말을 끌고 가지 말라고 조언했지만 스콧은 고집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말은 식량으로 건초를 엄청 많이 먹어야만 했고 크레바스 등에 빠지면 오히려 짐이 되었습니다. 높은 남극의 산에서 말들은 쉽게 지쳤습니다. 실제로 스콧은 중간에 말을 버리고 걸어서 가야 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스콧은 죽은 말을 양식으로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영국 신사여서 그랬을까요?대원 구성에서도 아문젠은 포경선 사수(식량 조달), 스키선수, 군견 교관, 개썰매 대회 우승자 등을 직접 선발해 최정예 팀을 꾸몄습니다. 복장도 아문젠은 북극 원주민들이 입는 순록가죽 옷을 입어 땀 흡수가 잘 됐습니다. 또 일정한 간격으로 깃발을 설치해 귀환 때 적절히 활용했습니다. 이는 기진맥진한 스콧이 식량과 연료가 있는 캠프로부터 17km 지점에서 사망한 것과 대조됩니다.또 아문젠은 탐험에 방해가 되면 아무리 귀한 물건이라도 버렸습니다. 이에 비해 스콧은 탐사과정에서 채집한 자료들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이 자료들은 나중에 귀하게 활용되었지만 스콧과 대원들은 죽은 뒤였습니다.스콧도 영국에서는 영웅 대접을 받긴 했지만 역사에 이름을 남긴 사람은 철저히 준비하고 일에 임했던 아문젠이었던 것입니다.백재현 온라인뉴스본부장 itbria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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