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기 日 증시, 단기 매매 판친다

[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최근 일본 주식시장의 그래프를 본 투자자라면 고개가 갸우뚱할 것이다. 쉽게 급등락하지 않던 일본 증시의 변동폭이 하루 2~3%를 넘는 게 흔해졌기 때문이다.월스트리트저널은 일본 증시가 급등락을 이어가면서 초단기 매매인 이른바 '데이 트레이딩'에 나서는 개인투자자가 급증해 시장 변동성은 더 커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13일 보도했다.전업 데이 트레이더인 야마시타 다쿠마는 "상승ㆍ하락과 관계 없이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 투자하기에 더 좋다"고 말한다. 그는 최근 5거래일 사이 데이 트레이딩으로 36만6739엔(약 428만4244원)의 순이익을 냈다.최근 일본 증시 상황은 단기 매매자들에게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지난 8일 닛케이 225 지수는 전일 대비 0.2% 하락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장중 지수의 변동폭은 500포인트나 된다. 이날 증시는 13분만에 319포인트나 급등할만큼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저점에 주식을 샀다 고점에 판 투자자라면 엄청난 수익이 났을 것이다.엔ㆍ달러 환율이 94엔대로 추락한 13일에도 일본 증시는 개장 직후 2%대의 약세를 보이다 두 시간여만에 6% 이상 떨어지는 '롤러코스터' 장세였다.일본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된 데는 증시 급등락을 이용해 초단기 매매에 나서는 개인투자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마쓰이증권에 따르면 지난 1월 일본 증시의 개인투자 거래 가운데 데이 트레이딩이 차지한 비중은 60%다.지난해 말 현재 데이 트레이딩 비중은 50%선에 그쳤다. 그러나 엔화 약세로 증시가 급등하면서 개인 거래 비중도 동반 상승했다. 2001년 개인투자 매매 가운데 데이 트레이드 비중은 10%선에 불과했다.일본 증권 당국의 규제 완화도 데이 트레이딩 확대에 한몫했다. 현재 일본의 주식 매매 증거금 비율은 30%다. 30%의 현금만 있으면 나머지 70%는 외상으로 주식을 살 수 있는 것이다. 증거금 비율이 낮으면 적은 투자금으로도 많은 주식을 사 주식 거래량이 늘 수 있다.이에 일본 증권 감독 당국은 미수 거래시 재매수 규정을 완화했다. 당초 외상 거래 후 3거래일이 지나야 다시 주식을 살 수 있었다. 하지만 이를 당일 재매수가 가능하도록 바꾼 것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외상으로 주식거래가 가능하게 된 것이다.이후 전체 개인 투자자 거래 대금에서 외상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65%까지 치솟았다. 규정 변경 전만 해도 외상 거래 비중은 46%였다.미쓰이증권의 구보토 도미치로 수석 애널리스트는 "매매 제도 변경으로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미수 거래 확대는 증시가 강세일 때 큰 수익을 안겨주지만 반대의 경우 손실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백종민 기자 cinqang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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