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파로프-김치우[사진=정재훈 기자]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즈베키스탄(우즈벡)을 상대로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7차전 홈경기를 치른다.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행을 가늠하는 중요한 일전이다. '건곤일척' 승부의 분수령은 세트피스. 팽팽한 접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상대의 허를 찌를 수 있는 무기다. 자연스레 양 팀 전담 키커의 활약에 관심이 쏠린다. 주인공은 김치우와 세르베르 제파로프다. 두 선수는 포지션 특성상 정면에서 맞붙을 기회가 그리 많지 않다. 김치우는 왼 측면 수비, 제파로프는 공격형 미드필더를 담당한다. 대신 프리킥과 코너킥 등 세트피스 상황에선 얘기가 다르다. 약속된 플레이로 정교한 킥을 구사하며 자웅을 겨뤄야한다. 왼발을 주 무기로 활용한다는 점은 공통분모다. 예리한 각도로 휘어지는 인프런트 킥 또한 닮은꼴이다. 우즈벡 주장인 제파로프는 이미 지난해 9월 안방에서 열린 한국과의 최종예선 3차전에서 전담 키커로서 위력을 과시했다. 날카로운 왼발 코너킥으로 산자르 투르수노프의 헤딩 멀티 골을 어시스트하며 2-2 무승부를 이끌었다. 최근 중국과의 평가전(2-1승)에서도 결승골을 터뜨리며 컨디션을 조율했다. K리그 클래식 FC서울(2010~2011년)과 성남일화(2013년)에서 활약, 한국 선수들은 물론 그라운드 사정에 누구보다 익숙하다. 최종예선 6골 가운데 4차례 세트피스 실점을 허용한 '최강희 호'로선 가장 껄끄러운 존재다. 국제축구연맹(FIFA) 역시 "월드컵 본선으로 가는 길목에서 다시 한 번 인상적인 활약이 기대된다"라며 제파로프를 주목할 만한 선수로 꼽았다. 성남에서 한솥밥을 먹는 수문장 전상욱은 "제파로프는 골키퍼와 수비진 사이를 노리는 프리킥이 위협적인 선수"라며 "골문을 향하는 슈팅보단 동료들의 머리를 겨냥한 어시스트 능력이 탁월하다"라고 귀띔했다. 이에 맞서는 김치우 역시 정교함과 파워를 겸비한 왼발 킥 능력을 자랑한다. 지난해 6월 이후 약 1년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그는 기성용을 대신할 전담 키커로 입지를 굳혔다. 앞선 레바논 원정에서는 후반 종료직전 천금 같은 동점골로 1-1 무승부를 이끌었다. 아크 정면에서 왼발로 감아 찬 프리킥이 그대로 골문 구석을 통과했다. 월드컵 본선행을 이끈 남다른 이력도 기대를 모은다. 2009년 4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북한과의 2010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 5차전이다. 김치우는 0-0으로 맞선 후반 42분 왼발 프리킥 결승골을 터뜨리며 한국에 승점 3점을 안겼다. 활약을 발판 삼은 대표팀은 이어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정에서 2-0 승리를 거두고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4년여 만에 영광을 재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셈이다. 적수로 그를 상대한 전상욱의 평가는 이렇다. "김치우의 인프런트 킥은 예리함과 묵직함을 겸비하고 있다. 특히 골문 구석을 노린 슈팅 능력까지 갖췄다. 빠른 스피드로 휘어져 들어오는 프리킥은 상대 골키퍼 입장에서 상당히 부담스럽다."한국과 우즈벡은 나란히 3승2무1패(승점 11점)를 기록하고 있다. 골득실(한국 +6, 우즈벡 +2) 차이로 조 1,2위를 다툰다. 월드컵 본선 티켓의 향방을 가늠할 진검승부다. 막중한 임무를 안고 싸우는 왼발 승부사 역시 팽팽한 자존심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김흥순 기자 spor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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