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철-지동원[사진 = Gettyimages/멀티비츠]
[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구자철(볼프스부르크)과 지동원(선더랜드)이 또 한 번 갈림길 위에 서게 됐다. 둘은 지난 시즌 후반기 독일 분데스리가 아우크스부르크에서 임대로 함께 뛰었다. 구자철은 1년 반 동안 37경기 8골 3도움, 지동원은 4개월간 17경기 5골을 기록했다. 의기투합은 소속팀의 2년 연속 1부 리그 잔류란 성과로 이어졌고, 둘의 팀과 리그 내에서의 입지는 자연스레 커졌다. 아우크스부르크는 물론 다른 분데스리가 팀들까지 군침을 흘리는 선수가 됐다. 시즌 종료와 함께 이들의 신분은 각각 원소속팀 소속으로 바뀌었다. 아우크스부르크 복귀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구자철은 이미 "이젠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다"란 뜻을 밝혔고, 지동원을 잡기엔 아우크스부르크의 재정은 열악하다. 팀도 이미 그들의 대체자 물색에 발 빠르게 나선 상태. 둘 다 아우크스부르크가 아닌 다른 팀에서 다음 시즌 개막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일단 쥐어진 것은 원소속팀 유니폼이다. 볼프스부르크는 완고하다. 구자철에게 '이적 불가'를 선언했다. 디에타르 헤킹 볼프스부르크 감독은 "구자철은 절대 이적하지 않는다"라며 "누가 영입 제안을 하더라도 내줄 수 없다"라고 밝혔다. 여기엔 플레이메이커 디에구의 거취 문제가 연결됐다. 디에구는 최근 "지는 일에 지쳤다"라며 2011-12시즌 임대로 뛰었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의 이적을 원하고 있다. 볼프스부르크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동시에 그가 떠나면서 생길 공백을 메울 적임자로 구자철을 염두에 두고 있다. 구자철은 현재 마인츠, 묀헨글라드바흐, 하노버 등의 관심을 받고 있다. 선수 본인도 이전과는 다른 환경에서 뛰고픈 마음이 크다. 문제는 그의 거취에 대한 방향타를 쥔 쪽은 철저히 구단이라는 점. 구자철과 볼프스부르크와의 계약 기간은 2015년 여름까지다. 구단이 놔주지 않는 이상 이적설은 말 그대로 설에 그친다. 디에구가 팀을 떠난다면 구자철은 다음 시즌을 볼프스부르크에서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 출전 시간은 충분히 보장될 전망이다. 헤킹 감독은 앞서 "구자철은 우리 팀 중원에 많은 유동성을 가져다 줄 것"이라며 "합류를 고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아우크스부르크 때처럼 매 시즌 강등권에서 마음을 졸일 필요도 없으니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다만 디에구의 잔류 등 다른 변수가 생긴다면 원하던 대로 팀을 옮길 수도 있다.
구자철-지동원[사진 = Gettyimages/멀티비츠]
반면 선더랜드는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앞서 파올로 디 카니오 감독은 임대에서 돌아올 지동원을 중용할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새로운 공격진 구성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 영입을 위해선 자금이 필요한 법. 지동원의 이적료를 300만 유로(약 42억 원)로 비교적 높게 못 박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를 보내 얻은 수입으로 유망주 공격수 여러 명을 데려오고, 여의치 않으면 지동원을 활용하면 그만이란 계산이다. 따라서 지동원은 이적에 좀 더 무게가 실린다. 유망주 치고는 높은 이적료가 걸림돌이 될 듯했으나, 여기에도 서광이 비친다. 기존에 프랑크푸르트, 프라이부르크, 묀헨글라드바흐에 이어 최근 슈투트가르트까지 지동원 영입을 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키커' 'SPOX' 등 독일 언론들은 30일(한국시간) "프레디 보비치 슈투트가르트 단장이 이미 지동원측과 이적협상에 나섰다"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묀헨그라드바흐는 아예 500만 유로(약 72억 원) 가량에 구자철-지동원을 동시에 데려오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선뜻 지갑을 여는 팀이 나오기도 쉬워진다. 실제로 선더랜드 역시 2011년 지동원을 두고 PSV에인트호벤 등과 영입전을 벌인 끝에 350만 달러(약 37억 원·추정치)를 과감히 투자했던 바 있다. 지동원 역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복귀보다는 분데스리가 잔류가 낫다고 여기고 있다. 그의 분데스리가 구단 완전 이적에 무게가 실리는 근거다.전성호 기자 spree8@<ⓒ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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