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라오스와 적극 접촉하고 비자도 미리 준비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라오스에서 붙잡힌 북한 '꽃제비(탈북 고아)' 출신 청소년 9명이 중국을 거쳐 끝내 강제 북송된 것으로 파악됐다. 외교부 관계자는 29일 "라오스에서 중국으로 추방된 탈북민들이 28일(현지시간) 북송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탈북 고아들은 북한 요원들과 함께 고려항공을 이용해 평양으로 간 것으로 전해졌다. 탈북 고아들은 지난 27일 라오스에서 추방된 뒤 북한 요원들의 손에 이끌려 중국 쿤밍(昆明)을 경유해 당일 밤 11시에 베이징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 고아들과 같은 비행기를 타고 베이징으로 이동한 북한 측 호송 인원은 적지 않은 규모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탈북 고아들을 엄격한 분위기에서 호송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탈북 고아들은 중국 입국 시 적법한 북한 여권과 함께 유효 기간이 10일인 단체여행 비자를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당초 28일 평양행 고려항공에서는 탈북 고아들로 추정되는 인원이 탑승하지 않았다는 관측도 있었지만 우리 정부는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이 비행기를 타고 탈북 고아들이 북한으로 돌아간 것으로 결론지었다.앞서 탈북 고아들은 지난 9일께 중국에서 라오스로 넘어갔다가 그 다음 날 불심검문에서 체포됐다. 라오스 당국은 이들을 억류하고 있다가 중국으로 추방했으며, 이 사실을 우리측에 사후 통보했다. 라오스는 그간 탈북자들의 한국행에 협조적이었지만 이번에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 우리 정부를 곤혹스럽게 했다. 이에 정부는 28일 이정관 외교부 재외동포영사 대사를 라오스에 급파해 유감을 표명했다. 라오스는 북한이 조기에 탈북 고아들의 동향을 파악하고 강하게 이들의 신병 인도를 요구해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정부는 앞으로 인권 및 난민 관련 국제기구에 이번 사건을 알리는 한편 강제 추방 재발방지 대책 등도 마련할 계획이다.그러나 정부는 북한과의 외교전에서 밀렸다는 점에서 비난의 화살을 피할 수는 없을 전망이다.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라오스와 적극적으로 접촉하고 비자를 미리 준비하는 등 전방위로 북송 작전을 펼쳤다. 탈북 고아들은 라오스에 있을 때부터 북한 요원들의 통제를 받았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정부는 탈북 고아들이 라오스에서 중국으로 추방된 뒤에야 북한 측이 개입한 사실을 깨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 고아들이 추방된 날 저녁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긴급 대책 회의를 열고 태스크포스(TF)가 구성돼 대응책 마련에 고심했지만 모두 손을 쓸 수 없는 단계에서 이뤄진 '뒷북 대응'이었던 것이다.오종탁 기자 tak@<ⓒ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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