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공정·상생의 경제민주화 입법을

여야가 다음 달 3일부터 시작하는 6월 임시국회에서 경제민주화와 일자리 창출 등 민생 관렵 법안에 중점을 두기로 어제 합의했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경제ㆍ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한 과제를 우선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전병헌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도 "경제민주화, 복지 증진 등에서 국민에 믿음과 성과를 제공하자"고 화답했다. 모처럼 여야가 한목소리로 생산적인 국회를 다짐했다. 반가운 일이다.  6월 임시국회의 쟁점은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이다.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만만치 않은 사안이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규제, 남양유업 사태로 촉발된 불공정한 '갑을 거래' 방지 방안, 대주주 적격성 심사 기준의 비은행권 확대,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 폐지, 금산분리 강화 등이 핵심 의안들이다. 통상임금 산정기준 변경 문제,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관련 법안들도 주요 현안이다.  여야 모두 경제민주화의 취지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각론에서는 인식차가 크다. 새누리당은 '갑을 상생'에, 민주당은 '을 보호'에 방점을 찍고 있다. 새누리당은 "기업을 망가뜨릴 우려가 있는 것은 경제민주화가 아니다"며 경제민주화의 속도와 폭을 조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을의 눈물을 닦아 줘야 한다"며 '가속 페달'을 밟아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팽팽한 줄다리기가 불가피하다. 정강, 정책이 다른 양당의 입장이 맞서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대화와 타협을 통해 모두가 납득하고 공감할 수 있는 절충안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 시대의 화두인 경제민주화의 대의를 지키면서도 경제 활력과 기업의 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상대방의 주장에 귀를 열고 현실과 국민 기대치를 조화시키는 정치력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성장은 2%대에 머물고 고용은 불안하다. 공정한 시장을 지향해 경제민주화의 길로 나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인기에 영합한 기업 발목잡기는 삼가야 한다.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법안이 시대정신에 맞는지, 기업과 시장에 나쁜 영향을 주는 요소는 없는지 등을 잘 따져 처리해야 한다.  경제민주화도 결국은 경제를 튼튼히 하고 민생을 돌보자는 것 아닌가. 모쪼록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국회, 경제를 살리는 생산적 국회가 되기를 바란다.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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