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서유택·신규철 박사, 메탄올의 하이드레이트 형성 촉매 역할 밝혀
단결정 X-선 회절 분석을 통해 밝힌 하이드레이트 얼음격자 안의 메탄올 분자.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원유, 천연가스 등을 깊은 바다에서 끌어올릴 때 고압, 저온조건에서 생기는 가스하이드레이트 때문에 송유관이 막힐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넣는 메탄올이 오히려 메탄올 때문에 가스하이드레이트가 더 잘 생긴다는 기존의 가설을 뒤집는 연구결과가 나왔다.26일 한국과학기술원(총장 강성모, 이하 카이스트)에 따르면 해양시스템공학전공 서유택 교수와 신규철 박사가 공동으로 대표적인 가스하이드레이트 생성 억제제인 메탄올이 조건에 따라 하이드레이트 형성의 촉매역할을 하는 메커니즘을 밝혀냈다.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21일자에 발표됐다.가스 하이드레이트는 고압·저온조건에서 가스분자가 물 분자와 결합해 얼음형태로 존재하는 고체화합물로 원유와 천연가스의 이송파이프라인 안에서 막히는 현상을 일으켜 심각한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메탄올은 수송관 내 원유에 20~30% 만큼 넣어 가스하이드레이트 생성을 억제하기 위해 쓰인다.연구팀은 원유를 만들 때 메탄올에 쓰이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원유대비 메탄올의 주입비율을 바꿔가며 가스하이드레이트의 억제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저온 기상증착법 등 여러 실험들을 해왔다.이번 연구는 메탄올이 가스하이드레이트 형성을 억제한다는 기존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그러나 메탄올이 메탄 등 다른 가스들과 함께 물과 결합, 가스하이드레이트가 이뤄지는 것을 세계 처음 밝혀냈다.
해 파이프라인에서 생긴 하이드레이트 막힘 현상.
게다가 메탄올이 오히려 원유보다 5~20% 넣으면 가스하이드레이트 형성속도를 급격히 높여 파이프 이송라인이 더 쉽게 막힐 수 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2006년 멕시코 만에서 운영 중이던 유전에선 메탄올주입량이 20% 미만으로 떨어져 파이프라인이 막혔다. 수 일간 생산이 멈춰 회사는 수백만 달러 이상의 손실을 입었으나 과학적으로 원인을 밝혀내지는 못했다. 이렇게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던 가스하이드레이트 사고사례에 대해서도 과학적으로 입증한 것으로 산업계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매우 클 전망이다.서유택 교수는 “이번 결과는 원유, 천연가스 등의 이송과정에서 기존의 가설을 뒤집는 결과로 얼음, 메탄, 메탄올, 암모니아 등이 공존하는 태양계 천체들의 표면성분을 밝히는 데도 응용될 수 있다”며 “여러 분야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돼 후속연구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이번 연구는 해양시스템공학전공 서 교수와 신 연구원이 캐나다 정부출연연구기관(National Research Council)과 함께 했다.이영철 기자 panpanyz@<ⓒ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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