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째, 나눠, 쪼개···우리금융 민영화 카드는 많다

이순우 회장 내정자 '임기 연연 안해···회장 권한 계열사에 넘겨 책임경영 체제로'

이순우 우리금융 회장 내정자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이순우 우리은행장이 차기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내정되면서 그동안 돌파구를 찾지 못했던 민영화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직을 걸고 민영화를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상황에서 이순우 내정자 역시 민영화에 걸림돌이 된다면 임기에 관계없이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순우 행장의 우리금융 회장 내정으로 12년째 답을 찾지 못하고 표류한 민영화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6월 말까지 민영화 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며 이 내정자 역시 6월 14일 주주총회를 거쳐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취임과 동시에 민영화 문제와 맞딱드리게 되는 셈이다. 이 내정자가 우리금융 회장으로 낙점된 것도 민영화의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행원에서 시작해 행장을 거쳐 지주 회장에 내정되기까지 37년 동안 은행에서 잔뼈가 굵었다. 그 만큼 우리금융의 내부를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다. 빠른 민영화를 위해 우리은행장도 겸임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민영화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여러 갈등을 직원들과의 소통을 통해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 이 내정자가 가진 장점이다. 이 내정자는 "지금까지 추진된 민영화 과정에서 느꼈던 문제는 직원들이 내용을 잘 모르고 공감하지 못한다는 것"이라며 "직원들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민영화 방안이 수립돼야 한다"고 말했다.민영화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다음 달 말쯤 발표되는 방식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는 일괄매각, 분산매각, 자회사 분리매각 등 모든 가능성이 검토되고 있다. 이 내정자는 이에 대해 "지금까지 여러 차례 시도된 여러 민영화 방안의 장단점을 충족할 수 있는 대안을 만들고 있다"며 "민영화를 위해서는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 할 수 있는 기업 가치 제고가 필요한 만큼 그룹 계열사 간 시너지를 확대하고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겠다"고 말했다.다른 금융지주와의 합병도 민영화 방식의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덩치가 큰 우리금융을 한 번에 살 수 있는 곳을 찾기 쉽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이에 대해 이 내정자는 "합병만이 민영화 방안이 아니다"며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자회사 분리매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기도 한다. 지방은행과 우리투자증권 등 주요 계열사를 분리해 매각하면 인수자를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내정자도 회장의 권한을 계열사로 옮겨 책임경영이 가능한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모든 계열사를 통제하는 것 보다 전문가 집단인 계열사 CEO들에게 맡겨두면 더 잘 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공석인 계열사 인사는 빠른 시일 내에 하는 것이 맞고, 반드시 전문성 가진 분이 CEO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내정자는 "외환위기 구조조정 대상 기업으로 지목된 기업 중 유일하게 민영화 안 된 곳이 우리금융"이라며 "빠른 시일 내에 투입된 공적 자금이 최대한 회수될 수 있고 금융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민영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김철현 기자 kch@<ⓒ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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