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중국 '노크'...혈맹에는 진심 보일까

中외교부 대변인 '변함없이 6자회담 추진'

▲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오른쪽)과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2012년 4월 1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김일성 주석 생일기념 열병식에 참석해 함께 웃고 있다.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22일 전격적으로 중국에 특사를 보내면서 그 의도와 파급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이날 김 제1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한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은 첫 일정으로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만났다. 최 총정치국장은 향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등 중국 고위급 인사들을 차례로 만나 북·중 관계와 관련한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김 제1위원장이 중국에 특사를 파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더군다나 한반도 정세가 악화 일로에 빠진 상황에서 북한이 대중 특사를 보내고 이를 중국이 수용했다는 것은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한 정부 관계자는 "북한의 특사가 갑자기 방중하는 것으로 볼 때 북·중 간에 모종의 협의가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며 "서로 협상 카드를 들고 맞교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 총정치국장은 북한 인민군 내 서열 1위다. 북한 전체에서는 김 제1위원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다음 쯤 되지만 김 제1위원장의 고모부이자 후견인인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과 함께 김정은 체제를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양대 권력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총정치국장 외에도 국방위원회 위원, 당 정치국 상무위원,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등 요직을 두루 겸하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 제1위원장이 실세이자 최측근인 최 총정치국장을 중국에 보냄으로써 북한이 한반도 문제를 주도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 같다"며 "최 총정치국장은 중국 당국자들과 만나 북핵,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남·북과 북·미 관계, 김 제1위원장 방중 문제 등을 포괄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이와 관련해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최 총정치국장의 방문 사실을 공식 확인하면서 "이번 방문 기간 중·조(북·중) 쌍방은 조선반도(한반도) 정세 및 공통으로 관심을 둔 문제에 관한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훙 대변인은 이어 "중국은 시종 반도의 평화와 안정, 반도 비핵화, 대화와 협상을 통한 관련 문제의 해결을 위해 노력해왔다"며 "중국은 변치 않는 의지로 6자회담을 추진하고 반도의 평화와 안정 및 동북아의 장기적 안정을 이끌려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중국이 최 총정치국장의 방중 기간 북한에 한반도 비핵화를 전제로 한 6자회담 복귀를 강력히 종용하겠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이번 북한의 특사 파견은 다음 달 7~8일 있을 미·중 정상회담과 6월 말께 열릴 전망인 한·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최근 북·중 관계가 소원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양국은 여전한 혈맹 관계"라며 "중국이 (북한과 대척점에 서 있는) 한·미와의 정상회담과 관련해 북한과 사전 교감을 나눌 것"이라고 추측했다. 양무진 교수는 "중국이 대화를 통한 한반도 문제 해결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최 총정치국장의 방중 이후 긴장이 해소되고 대화 국면이 펼쳐질 수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편 외교부와 통일부 등 우리측 외교안보 부처들은 이날 최 총정치국장의 방중 사실이 알려진 직후 간부회의를 여는 등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오종탁 기자 tak@<ⓒ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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