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민생특위때 최경환·전병헌, 50일간 싸운 '인연'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왼쪽),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강한 여당론과 강한 야당론을 앞세운 새누리당 최경환ㆍ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16일 공식업무 첫 일성으로 협력과 견제를 통한 상생의 국회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두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 출연을 통해 여야간의 강대강(强對强)대치에 대해 2008년 국회 민생안정대책특별위원회 활동을 인연으로 강조했다. 최 원내대표는 "(전 원내대표와는) 같은 상임위 민생특위에서 손발을 맞춰본 경험이 있어 서로 잘 의논하면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면서 "전 원내대표도 생산적인 국회를 늘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잘 될수 있을 것이고 그렇게 되도록 만들어야한다"고 말했다. 전 원내대표도 "18대 국회 초반 민생특위 활동에서 여야의 간사 입장에서 50일 가까이 활동한 바 있다"면서 "매우 합리적인 면모를 많이 봤다. 그런 측면에서 생산적인 협의와 공동의 입장이 많이 나올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집권 1기의 원내대표는 청와대 대리인 격"이라며 "그런 차원에서 청와대 입장만 일방적으로 강요 관철하려 한다면 상당한 견제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이들이 말한 인연은 이명박 정부 초반이던 2008년 7월부터 8월까지 50여일간 가동된 국회 민생안정대책특별위원회를 말한다. 결론적으로 '좋았던 인연'은 아니었다. 당시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집회의 후유증과 고유가와 고금리, 고환율의 3고(高)현상으로 나라가 어수선할 때였다. 원구성 협상도 지연되자 국회가 임시방편으로 특위체제를 가동키로 한 것. 2008년 7월부터 쇠고기국정조사특위를 포함해 가축전염병예방특위와 공기업대책특위, 그리고 고유가와 민생안정을 위한 민생안정대책특위 등 4개 특위가 가동됐다. 최경환ㆍ전병헌 의원은 민생대책안정특위의 여야 간사를 맡았다. 그러나 당시 특위는 서민경제회복을 위한 추경편성과 고유가대책 등을 놓고 두 원내대표는 물론이고 여야와 정부간에 공방만 벌이며 별다른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당시 특위는 선진과창조의 모임 김낙성 의원을 위원장으로 한나라당 9명, 민주당 6명 등 18명으로 꾸려졌다. 2008년 7월 18일 회의에서 최경환 전병헌 두 간사가 선임됐고 8월 14일까지 총 8차례의 회의를 가졌다. 8차례의 회의는 대부분 기재부, 국토부,중기청 등 부처의 현황보고가 중심이 됐고 산업단지공단과 한우농가방문의 현장시찰도 있었다. 그러나 지경부와 중기청을 상대로 한 첫 업무보고 때부터 민주당이 특위를 유가청문회로 바꿔 개최하자고 주장하면서 삐걱거렸다. 당시 민주당 간사였던 전병헌 원내대표는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 국내 기름값이 덩달아 뛰는 반면, 그 반대의 경우에는 국내 기름값은 찔끔 내린다는 점 때문에 정유사가 폭리를 취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면서 "유가 청문회를 개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나라당 간사였던 최경환 원내대표는 "민간 업계를 상대로 그것도 청문회 형식을 빌려서 하는 것은 민간에 국회가 과도한 부담을 주는 것"이라며 "고유가에 따른 시장질서 문제는 특위에서 따질 수 있다"고 반대했다. 당시 여당은 민주당의 요구사항은 정상적인 특위활동이나 유가공청회로 충분하다고 보아 청문회의 개최를 계속 반대해 결국 열리지는 못했다. 기재부 업무보고에서는 이명박정부의 감세및 부동산정책을 두고 야당 의원들과 강만수 장관과의 설전이 이어졌고 전병헌 원내대표는 강 장관의 사퇴를 요구했다. 재산세 과표적용률을 놓고는 최-전 원내대표간의 공방도 있었다. 최 원내대표는 재산세 과표 적용률을 올해부터 매년 5%씩 인상 적용키로 한 참여정부 당시의 정책결정을 거론하며 "왜 참여정부 기간에 안하고 금년부터 시작했느냐"며 "세금폭탄 터지는 시기를 새 정부 이후로 조정한 것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 전 원내대표는 "당시 한나라당도 함께 합의해 통과시킨 것이지, 전임 정권에서 현 정권에 세금 폭탄을 묻어놨다가 터뜨리려고 했던 것처럼 하는 것은 경제전문가인 최 의원이 할 말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결국 민생대책특위는 물가안정과 고유가대책 등을 담은 활동결과보고서를 제출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특위는 입법권이 없던 만큼 시급한 법안 처리는 엄두도 못냈었다.정치권 관계자는 "결국 부실한 특위 활동과 특위 파행에 대한 여야의 '네 탓' 공방은 국민의 정치권 불신만 부추겼다"면서 "여야 신임 원내대표들이 과거의 인연을 일하는 국회, 경제를 살리는 국회를 만들자는 반면교사로 삼아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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